권성동 "계엄, 지금도 이해 안 돼…그래도 당은 살아야"

입력 2025-06-12 14:27:09 수정 2025-06-12 14:48:23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은 위법적이고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며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떠나더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저희 당은 분열했고 그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 분열한 탓에 정권까지 넘겨줬고 과거의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때문에 일어난 탄핵 정국에서 여러 동료 의원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원내대표로 출마했다"며 "저에게는 '친윤', '윤핵관'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녔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도 없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 인수위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저는 대선 시기부터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까지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며 "저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 이후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탄핵소추안 통과를 최대한 늦추려 했다"며 "당시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있었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고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며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안을 막으면서) 시간을 보내야 조기 대선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고 희망이 있어야만 우리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선택에 따른 비판이 두렵지 않았다.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비난도 감수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는 "12월 7일 첫 번째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 찾아가 간곡하게 설득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 여파로 결국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한동훈 대표까지 사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당 지도부는 100석 남짓한 의석을 지키면서 민주당의 악법 폭주를 막아내고 조기 대선을 대비해야 했다"며 "당내에서 탄핵 찬반을 놓고 격렬하게 대립하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양쪽을 조율하고 다가올 대선에서 단일대오를 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하자투성이 후보를 내세우고도 일치단결해 대권을 쟁취했다. 반면 우리는 훨씬 훌륭한 김문수 후보를 내세우고도 분열과 반목을 하다가 패배했다"며 "평소 정치적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라는 대회전 앞에서는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12·3 비상계엄부터 6·3 대선까지 원내대표로서 당을 이끈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