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대선 후보 1위'는 이준석…성별 따라 지지 후보·정당 극명하게 갈려

입력 2025-06-10 07:49:12

서울대 학부생의 제21대 대선 후보 지지율. 서울대 학보사
서울대 학부생의 제21대 대선 후보 지지율. 서울대 학보사 '대학신문' 갈무리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대 학부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지지율 35% 이상을 기록하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7%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서울대 학보사인 '대학신문'은 지난 9일 '2025 서울대 학부생 정치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학부생 정치의식 설문조사는 1985년 이래 열한 번째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0일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고, 서울대 학부 재적생 전체를 모집단으로 삼아 1천57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01%다.

조사 결과는 학사과에서 제공한 2025학년도 학부 재적생 자료를 기준으로, 서울대 과학데이터혁신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표본이 모집단을 더 잘 대표하도록 성별·단과대학·학번별 가중치(셀 가중)를 부여해 분석했다.

해당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는 지지율 3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가 27.5%로 2위에 올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7.4%%에 그쳤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4.8%를 기록했다.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지율은 실제 대선 득표율(이재명 49.42%, 김문수 41.15%, 이준석 8.34%, 권영국 0.98%)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에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대학신문에 "개혁 보수를 원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수요에 적합한 기성 정치인이 부재했다"며 "그 대안으로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표본 성비가 남녀 약 6.5:3.5인 점을 고려해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가 '과표집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비슷한 시점인 지난달 13~15일 진행된 한국갤럽의 5월 셋째 주 정기 조사에서 20대 유권자의 지지율 분포는 ▷이재명 36% ▷이준석 24% ▷김문수 14% 순으로 서울대 학부생의 여론과 전국 여론 사이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한국갤럽 조사의 모집단 성비는 5:5에 가까웠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부생의 성별에 따른 지지 후보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절반에 달하는 49.5%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반면 여성 응답자의 43.5%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이처럼 성별에 따라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갈렸지만 전체 서울대 학부생 중 남성이 약 65%로 다수를 차지해 조사 결과 전체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지지 정당도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남성 응답자의 정당 지지는 ▷개혁신당(31.2%) ▷더불어민주당(15.2%) ▷국민의힘(11.2%) ▷진보당(1.5%) 순이었지만, 여성 응답자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28.0%) ▷국민의힘(6.1%) ▷개혁신당(3.3%) ▷진보당(3.3%) 순이었다.

이에 대해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사회 곳곳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 잡자 20대 남성들이 경제적 불안감을 이전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성별에 따른 분화는 각 정당이 그 불안감을 이용하며 성별 간 갈라치기 정치를 한 결과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