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작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역 박탈감 다뤄
저서 '…성공한 미술 작가 만들기' 통해 교육열 꼬집어
7월 20일까지 북성로 대안공간 모호주택
'문제. 지역 미술대학 졸업생이 지역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활동법은? 1)지역에 거주하지만 서울 전시만 한다 2)서울의 대학원을 다니며 네트워크를 찾는다 3)SNS를 이용해 자기 홍보를 한다 4)다른 나라로 유학을 간다 5)지역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온다'
우리는 여전히 수도권 중심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서울에서의 성장과 발전이 성공의 모델로 여겨지고, 그 외 지역은 종종 그늘에 가려진다.
대안공간 모호주택(대구 중구 북성로2가 3-2 3층)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여전히 아름다운지'는 지역의 소외된 목소리를 끄집어낸다.
계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김영규 작가는 대한민국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의 소외감, 허망함을 다룬다. 빠르게 발전하는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잊혀져 가는 지역의 현실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그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특히 전시된 그의 저서 '우리 아이 성공한 미술 작가 만들기'는 수도권 집중화의 핵심 요인인 교육열에 주목한다.
자기계발서 형식을 차용한 이 책자는 '인(in)서울' 대학 진학과 서울에서 조기에 안정된 삶을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과장되고 황당한 주장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속에는 우리 사회가 성공을 바라보는 시각과 교육에 대한 집착이 담겨 있다. 전시장에는 책상이 배치돼 관객들이 책을 읽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주제를 확장한 페인팅과 연습문제 작품도 전시된다. 그가 만든 지역 미술작가 모의고사 속 질문들은 진담과 농담을 넘나들고, 현실의 풍자 속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지방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회적 압박을 향해 도전한다"며 "그 이면에 숨은 불평등을 미술적 언어로 드러내 약간의 불편함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
모호주택 관계자는 "작가는 단지 서울이라는 중심을 향한 갈망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방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전시의 핵심 주제로 삼으며, 성공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수도권 중심주의를 어떻게 고착시키는지에 대해 성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는 예술을 통해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 교육과 성공에 대한 강박, 사회가 만들어 버린 정답,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이어지며 월, 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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