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첫 입장 "TK시도민 진정 이 나라 주인인가? 특정 정당 독점 안 돼"

입력 2025-06-05 08:48:39 수정 2025-06-05 08:58:00

"조선 말기 쇄국 정책이 나라 망하게 해, 대구경북도 정치적 폐쇄성과 일당 독주 속 나락"
"TK 정기 소통의 장 마련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았던 지난 5월 13일 오전 집중 유세를 위해 경북 구미역 광장을 찾아 권오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았던 지난 5월 13일 오전 집중 유세를 위해 경북 구미역 광장을 찾아 권오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권오을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권오을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이끈 보수 소장파 출신 권오을 전 국회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에 대한 첫 입장을 페이스북으로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과 함께 권오을 전 의원을 거론하며 중용 방침을 밝혔던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쏠리는 대목이다.

▶권오을 전 의원은 7시 23분쯤 "경북도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이라고 TK 주민들을 불렀는데, 보통 '대구' 다음 '경북'을 언급하는 것과 비교, 자신이 3선 국회의원 이력을 쓴 곳이자 고향 및 거주지이기도 한 안동이 속한 경북을 먼저 언급한 게 눈길을 끈다.

이어 "국민대통합위원장 권오을입니다"라고 대선 시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활동 때 직함으로 자신을 소개, "먼저, 경북 출신 민주당 대통령의 탄생을 함께 만들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어제 여의도 승리의 현장에서, 저는 밤을 지새우며 기쁨과 환호 속에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TK 지역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대구·경북의 현실에 마음은 무거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TK정치'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

권오을 전 의원은 "왜 우리는 그 자리에 없었는가. 30여 년간 오직 한 정당만을 선택해 온 '묻지마 투표', 그 정치적 선택의 명분은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과연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TK 시도민은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인가. 이런 질문들이 밤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이어 "조선 말기의 쇄국 정책이 결국 나라를 망하게 했다. 오늘의 대구·경북도, 정치적 폐쇄성과 일당 독주 속에서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아쉬움이나 하소연이 아니다.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고향을 떠나는 우리의 자식 세대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지금 이 길이 옳은지 자문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적 다양성과 상생, 실용의 정신이 이 땅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면서 "이에 저는 제안한다. 대구·경북의 모든 정당, 사회단체, 관변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정기적인 소통의 장'를 마련하자. 지역의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직접 설계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더 이상 특정 정당의 독점이 돼선 안 된다. 국민의 삶과 지역의 내일을 위한 실천적 토론과 연대가 절실하다. 경북도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가 우리의 지역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 함께 하자. 변화를 시작하자. 우리의 지역, 우리의 정치, 우리의 미래를 위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