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관전평, "김문수·이준석 표 합치면 이재명 표에 맞먹어, '총통 국가 출현'에 우려 나타낸 것"
'총선 세번 지고, 탄핵 두번, 대선 패배'…"여전히 산업화 비전에 머물러, 성장 외 다른 대안 제시해야"
국민의힘, '영남 자민련' 탈피하고 수도권·중도·청년 품어야…영남 지역 유권자들도 이제는 변해야
"대통령 두 명이 탄핵당하고 총선에서 세 번이나 참패했습니다. 대선까지 패배한 현시점에서 보수 진영이 재건하려면 통렬한 반성과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 득표율을 합치면 이재명 후보와 맞먹는다. '내란 심판'으로 규정했지만, 이재명 정권 권력집중에 대한 우려와 반감도 상당하다는 뜻"이라고 이번 대선을 총평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유권자들이 심판에만 몰두한 나머지, 입법권력에 행정권력까지 몰아준 것은 아쉬운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보수 진영 전반에 대한 뼈아픈 지적을 퍼부었다. 보수 가치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한미동맹 등 4개로 요약한 그는 보수 진영이 영남지역 중심에서 탈피하고, 산업화 시대에 머문 낡은 정치·경제 비전에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은 수도권 표심을 얻으면서 '호남 지역당'에서 국민정당이 됐다. 하지만 보수당은 총선을 세 번 지면서 '영남 자민련'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영남 지역 출신이고 당권도 영남이 독점하다시피 했다"며 "영남이 보수 헤게모니를 잡아서는 해결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 때는 당 헤게모니를 수도권에 줘야한다"고도 했다.
비상계엄에 대해 명료한 입장을 밝히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김문수 개인은 훌륭하지만, (민주주의를 흔든) 계엄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안 밝혔다"며 수도권 보수 유권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탄핵 반대는 민주주의와 충돌하고, 오히려 권위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낡은 정치·경제 비전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위대하지만, 21세기 '정치적 표본'을 그에 머물러선 안된다. 30~40년 전 정치 비전과 협소한 인재 풀로는 보수가 망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동진 정책과 페미니즘·기후문제 등을 받아들이면서 정치적 폭을 넓혀왔다"고 지적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도 "보수당은 AI시대에도 성장 위주 비전 밖에 없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성장이 흘러넘쳐서 분배도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저성장·자영업자 몰락 시대엔 분배·복지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성장 외에 대안도 제시해야 하고, 자유시장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영남지역 보수 유권자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 당원 다수인 영남 유권자들이 한국 정치 현실을 너무 모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이 당 지도부를 설득하는 판이다. 다 내치고 우리끼리면 영남 자민련이 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 의식이 변해야 정치권도 따라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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