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리박스쿨' 네거티브로 점철된 21대 대선

입력 2025-06-02 18:12:40 수정 2025-06-02 21:31:23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양당 '진흙탕 싸움'
정책검증이나 국가비전 등 건설적 논의 공간 잠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저지단 단장을 맡은 정성호·박선원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단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저지단 단장을 맡은 정성호·박선원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 관련 국민의힘을 향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일까지 양당은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에 힘을 쏟았다. 정책 검증이나 국가 비전에 대한 건설적 논의 공간은 사라진 채 대선 기간 대부분을 소모적 '진흙탕 논쟁'에 허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양당은 '짐 로저스 지지선언', '리박스쿨'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불거진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민주당은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당사자 짐 로저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며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이날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죄"라며 이 후보를 향해 "국제사기·보이스피싱 대선 후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에 반박하는 한편 반격에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로저스 회장과 지지 선언 주최 측이) 소통을 계속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문장을 가다듬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작 사기' 이런 표현은 과하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또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연관성을 추궁하는 등 공수전환을 시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그런(짐 로저스 지지선언) 문제보다 '리박스쿨', 사이버 내란에 해당하는 중대범죄행위에 본인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해명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드루킹 사건'을 거론하며 역공을 펼쳤다. 아울러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BBS 라디오에서 "(김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한 유시민 씨의 막말과 이재명 후보 아들 동호 씨의 도박 등 두 가지 악재를 덮으려고 이런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 캠페인 양상을 두고 정치권에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최근 '역대급 혼탁 선거, 그럼에도 투표하자'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유권자의 알 권리가 제한되고, 정당 간 정책적 차별성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선거 속에서 유권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