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설난영 비판' 논란 일파만파…"봉건적 여성관" "구시대적 성편견"

입력 2025-05-30 11:56:28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가 29일 경기도 성남 모란민속 5일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가 29일 경기도 성남 모란민속 5일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작가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평가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보수 진영은 '봉건적 여성관', '구시대적 성편견'이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여성을 남편의 그림자나 부속품으로, 노동자를 학력으로 서열화하는 구시대적 성편견의 표출"이라고 맹폭했다.

나 의원은 "입버릇처럼 평등을 외치고 양성평등을 말하지만, 저들의 사고 밑바닥에는 늘 성골·진골식 우월감과 차별의식이 깊이 배어 있다"며 "진보를 가장한 왜곡된 폭력적 성의식, 이것이 그들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 후보와 설 여사의 관계를 설명하며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라고 발언했다.

유 작가는 "김 후보가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하고 혼인한 것"이라며 "남편 뒷바라지하고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되고, 경기도지사 사모님이 되면서 남편을 더욱 우러러보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이래서 이 사람이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좌파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비뚤어진 계급주의적 사고관과 봉건적 여성관을 여과 없이 드러낸 망언"이라며 "유 작가의 노골적인 계급적 성차별 발언에 대해 민주당과 좌파진영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설 여사 개인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그때 그 시절 대학에 갈 수 없었던, 일터에서 가정에서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모든 우리 어머니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을)도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유 작가) 본인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 아니냐. 노무현 정신이 이런 정신인가"라며 "남성 우월주의, 학벌 우월주의라는 게 표현되는 상황이다. 노동자라고 오히려 더 폄하를 하는 게 민주당의 정신이 맞는지, 이재명 후보가 안 될까 싶어서 실수한 거 아니면 이럴 수가 있느냐"고 직격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북구)도 "이른바 강남좌파, 입진보들이 그동안 꽁꽁 숨겨온 그들만의 특권의식이 유시민의 세치혀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배우지 못한' 현장 노동자들의 절규가 커질수록 본인들 '운동권 대학생'의 우월감은 높아져갔고 마치 아량을 베풀 듯 노동운동을 빙자한 특권을 쌓아온 것에 다름없다"고 맹폭했다.

3차 TV토론에서 원색적인 댓글을 인용했다가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한 여성의 삶 전체를 남편의 존재에 기대 형성된 허상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박탈하려는 계급주의적 비하이며, 그 속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멸시와 오만이 배어 있다"며 "비판이 아닌 조롱이자, 분석이 아닌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김건희 여사나 이동호 씨는 그들의 구체적인 행위나 의혹과 관련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설난영 여사의 삶을, 아무런 위법 혐의도 없이, 단지 남편과의 관계나 학벌을 근거로 평가하고 공격하는 것은 유시민 개인의 왜곡된 여성관과 계급적 사고를 드러낸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