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사고기 승무원 모두 베테랑…1계급 추서 진급"

해군 해상초계기가 경북 포항 야산에 추락해 장병 4명이 순직한 가운데, 사고기가 당초 정해진 3차례 이착륙 훈련 중 첫번째 비행을 성공한 뒤 2차 훈련을 하다 갑자기 기체 이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 P-3CK는 사고 당시 포항기지에서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한 이착륙훈련(Touch and Go: 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 중이었다.
이 훈련은 포항기지를 이륙 후 선회해 활주로 접촉 후 재상승을 반복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조종사의 기량 향상을 위한 기본 훈련이다.
사고기는 제주에 위치한 해군 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으로, 민간 항공기가 다수 운항하는 제주공항에서 훈련이 제한돼 이날 포항기지에서 훈련이 전개됐다.
사고기는 사고 당일인 지난 29일 총 3회의 훈련을 계획했으며, 이날 오후 1시 43분 이륙해 1차 훈련 후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 중 6분만에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 승무원은 모두 4명으로 정조종사는 고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 전술사 고 윤동규 중사, 전술사 고 강신원 중사이다. 이들은 항공기 조종 및 전술 운용 임무를 수행한 해상초계기 전문가들로 평가받고 있다.
정조종사는 1천700여 시간 비행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부조종사는 90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다.
조종사로서 근무하며 비행임무를 수행한 기간은 정조종사는 약 5년, 부조종사는 약 3개월이다.
해군은 사고 당시 해군포항기지 관제사가 사고기의 전 비행과정을 육안과 레이더로 지속 관측 중이었다고 밝혔다.
관제사는 사고를 최초 인지하고 오후 1시 51분쯤 해군항공사령부 지휘통제실로 보고했다.
이후 해군은 오후 1시 53분부터 항공사 및 비행대 1사단 소방차 5대와 구급차 5대가 현장으로 출발했으며, 오후 2시 1분 고속상황전파체계를 이용, 상위 부대로 긴급상황보고를 했다.
항공사령관 직무대리는 오후 1시 52분, 해군작전사령관은 오후 1시 57분, 해군참모총장은 오후 2시 3분에 각각 사고 발생 관련 보고를 받았다.
현재 해군은 해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고기의 훈련 비행경로는 평소와 같았고, 기상도 당시 기온 17도, 시정 7㎞ 등 맑은 날씨였다.
사고 전 관제탑과 항공기 간 교신은 오후 1시 48분이 마지막이었고, 비상상황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해군에 조사됐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자료와 사고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 회수시 녹음된 내용, 기체잔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확인할 방침이다.
음성녹음저장장치는 아직 사고현장에서 찾지 못했다.
사고기에 비행정보저장장치는 장착돼있지 않다.
사고기는 2010년에 도입해 운행해왔으며 2030년에 도태 예정이었다.
1966년 미국에서 제작돼 미해군이 운용하던 것을 한국 해군이 도입해 작전 상황에 맞게 전면 개조했다.
2021년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기체 창정비를 실시했다.
창정비는 항공기의 계기·기관·구성품 등에 대한 부식과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태점검 및 부품검사 등 285개 항목을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조종 불가능성과 기상 급변 및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 등도 해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군은 숨진 장병 4명에 대해 규정에 따라 보통정장차림 사의취의전통에 통일 순직으로 처리할 예정이며, 유가족에 대한 전례 지원 계획 중이다.
특히 장병 4명에 대해 각각 1계급씩 추서 진급 결정을 했다.
해군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내 탓·이준석 탓 하지 마라…국힘, 이번엔 살아남기 어려워"
이재명 장남 논란 계속…"2.3억 불법도박 입금, 고발 착수" 국힘 의혹 제기
선관위 "사전투표 관리부실, 책임 통감해 국민께 깊이 사과"
민주 "'李장남 젓가락 발언', 명백한 허위"…이준석 "남성 혐오는 괜찮나"
사전투표 첫날, TK 투표율 꼴찌…국힘 등 보수 정치권 '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