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거주 38세 동갑 부부 6월 넷째 출산…여섯 가족 목표는 제 분야서 세계 최고
20대 때 결혼해 생계전선서 쉼 없이 달려와
경북 성주군에 사는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38세 동갑내기 부부다. 남편은 야채 및 청과 판매업을 하고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다. 자녀는 최근 셋에서 넷으로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 곤(18), 중학교 3학년 노아(16), 초등학교 4학년 주아(11)에 이어 지난달 23일 막둥이 성주가 태어났다. 부부는 "저출산 시대이기도 하고 젊을 때 하나 더 낳는 게 좋겠다 싶어 넷째까지 낳게 됐다"며 "경제적인 부분은 고려 안 했고 일단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

◆20대 초반에 낳은 자녀..전역 후 일 쉰 적 없어
남편 김근영 씨는 만혼이 대세인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결혼한 케이스다. 자녀만 해도 20대 초반에 이미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 군대도 다녀 왔다. 지금은 군인 월급이 이병 75만원, 병장 150만원이지만 당시만 해도 병장 월급이 18만원 정도였다. 김 씨는 "아이가 둘 있는 가장인데 군대를 갔으니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군인 월급만 봐도 참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역을 한 뒤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 밤새도록 일할 때도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본인이 선택한 길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는 "20대 때 청춘의 추억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제 결정을 후회한다거나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 인천인 그는 둘째아이가 6살 때 대구로 내려왔다. 대구에선 3년 정도 물류회사 및 화물차 일을 했고 이후 성주로 내려와 마트에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대구에 살 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온 가족이 화물차를 타고 올라갔던 일은 아이들과 두고 두고 얘기하는 즐거운 에피소드다.
화물차 정원이 2명인데 뒷좌석도 없는 공간에서 아내와 아이 셋 총 5명이 탔으니 인원 초과도 이런 초과가 있을 수 없다. 그는 "공간이 좁은 것은 차치하고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탑승 인원이라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숨어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아이들이 어려 좁다고 불평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둥이 가족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하루도 조용한 날 없는 집안 "그래서 행복하죠"
부부는 첫째 아이를 낳고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내리 셋째까지 낳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크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다. 이 때 막둥이 동생이 생기면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출산 시대를 맞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서 자신들이라도 아이를 하나 더 낳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것도 젊을 때 말이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군대 시절에도 애 낳고 살았는데 겁날 게 뭐냐'는 게 부부의 심정이었다.
부부는 유달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남편이 더하다. 그는 위로 형이 한 명 있는, 아들만 둘인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서로 대화도 크게 없고 부모님도 엄격한 편이라 조용하게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막 태어난 막둥이까지 아들 둘, 딸 둘이 있어 대화도 많고 집안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모른다. 그는 "집에 딸 둘에 아내까지 여성이 3명 있으니 조잘조잘 얘기도 많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그래서 행복하고 참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첫째 곤은 외국인과 언어 소통이 잘 되고 취미로 복싱을 배우고 있을 정도로 성격이 활달하다. 둘째 노아도 교내 'IYF(국제청소년연합)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등 오빠처럼 영어에 소질이 있다. 독학으로 배운 영상 편집도 특기인데 이를 본 학교 선생님이 영상 편집을 본격적으로 배우면 좋겠다고 권할 정도다.
셋째 주아는 공부, 운동, 피아노, 노는 것 이 모두를 열정적으로 하고 집중력도 좋다. 지난달 13일 성주 성밖숲에서 성주군 주최로 열린 줄넘기 공연에도 참여했다. 갓 태어난 막둥이 성주는 현재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빠는 밖에서 경제 책임, 엄마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
남편 김근영 씨의 하루(월요일~토요일) 일과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눈뜨자 마자 차를 몰아 대구 매천시장으로 향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실어와 마트에서 팔기 위해서다. 마트 업무가 많아 사실상 주말에도 일을 하는 그는 "저라고 왜 가족들과 같이 여행도 다니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겠냐"면서 "하지만 현재로선 가족을 위해 주말과 휴일에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게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러 외출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한창 먹을 나이의 아이들인지라 맛있게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면서 "가족들과의 외식 시간은 저에게 행복 그 자체"라고 했다.
남편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밖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아내 엄은진 씨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대부분 아이들은 아기 때나 어릴 때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이 집 아이들은 아픈 적은 있어도 응급실에 가거나 병원에 입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 이유는 엄마가 아이들이 아플 때 밤잠 자지 않고 24시간 간호하며 보살폈기 때문이다. 해열제를 먹이고 계속해서 체온을 체크하며 온 정성을 다했다. 아플 때는 평소보다 밥도 더 잘해 먹였다. 그렇다 보니 이 집 아이들은 병원 신세 질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남편 김 씨는 "밖에서 일하느라 아이들 뒷바라지는 온전히 아내 몫이 됐다"며 "그래서 아내를 보면 늘 고맙고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가족 구성원 모두 세계 최고 되는 게 목표
김근영 씨에게 야채와 과일 판매하는 일을 가르쳐준 스승은 "많이 일하고 적게 벌라"고 당부했다. 몸은 힘들어도 고객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일 하라는 가르침이다. 이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그는 '세계 최고의 야채·과일 장사꾼'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현재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첫째는 대통령 경호원, 둘째는 프로듀서(PD), 셋째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자녀들에게 나중에 진로를 최종 결정할 때 힘든 일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힘든 만큼 과실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그 일에 임하라고 교육한다. 부담 또는 고통이 와도 피하지 말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넘어가다 보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내 엄은진 씨도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실버대학이나,노인주간보호시설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봉사활동을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긍정 마인드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우리는 우리대로,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후일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이 되겠다는 것도 우리 가족의 목표이자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온 가족이 막둥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있다는 것,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장 큰 축복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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