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매일신문',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와 시학' 신인상 시 당선
〈녹슬지 않는 눈물이 있다〉
서쪽 하늘
별 하나
눈물을 고요에 담금질하고 있다
이별일까
시 쓰고 있는 걸까
금가는 눈물은
기다림이 아니라고
유성으로 날아가는 눈물은
그리움이 아니라고
잠 못 이루는 눈물은 눈물을 알아본다
반짝이는 눈물은
순금의 순금이 아니라고
고요에 떠오르는 눈물은
청동이 아니라고
내려치는 망치 소리마저 고요에 연금하는
별 하나
서쪽 하늘
녹슬지 않는 눈물이 있다
만남일까
시일까

<시작 노트>
시여, 눈물이 없었다면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는 그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눈물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종이에 떨어진 눈물 마른 자국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는 밤도 없었을 것입니다. 신이 봉인하여 서고에 넣어둔 사랑의 금서를 열어보다, 깜박 죽었다 살아나는 촛불 까만 심지는 눈물을 꼭 쥐고 있습니다. 맹세는 빛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