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 경고 후폭풍…달러 신뢰 추락에 국제통화 지형 변화 조짐
미국의 고율 관세정책과 과도한 재정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국제통화시장에서 달러화의 위상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경고한 이후, 유럽과 중국은 자국 통화를 달러의 대안으로 떠올리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글로벌 통화질서에서 달러의 지배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유로화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기회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최근 달러 대비 약 10%가량 상승하며, 한때 1.13달러 선에 근접한 환율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64.7%였던 세계 외환보유고 중 달러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7.4%로 낮아졌다. 반면 유로화는 19.3%에서 20.0%로, 위안화는 1.1%에서 2.2%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달러화 자산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일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주요 은행에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율을 기존 25%에서 40%로 확대하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달러 중심의 결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자국 결제 시스템을 확대 운영하며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도 줄고 있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중국은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보유국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2000년 이후 24년 만의 변화다.
이 같은 흐름은 브릭스(BRICS) 국가들의 탈달러 기조와도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들 국가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 통화 패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하진 않겠지만, 유로화와 위안화의 확장은 다극화된 국제통화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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