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으로 절멸 시도", "明 방탄독재가 문제" 난타전 벌어진 마지막 토론회(종합)

입력 2025-05-27 22:24:00 수정 2025-05-27 22:33:34

'정치양극화' 해소 방안, 정치 개혁, 개헌, 외교·안보 정책 토론
양당 후보 서로에게 정치양극화 책임 주장, 비상계엄 두고도 난타전
金 '明 경기지사 시절 100억원 대북송금 의혹, 사법리스크' 부각
明 "검찰 정권 조작 기소 실상, 증거 없어", "내란사태로 외교공백"
이준석, 민주당 '위인설법' 등 공격 "기득권 대신 새로움 택해달라"
권영국 "비례대표제 왜곡하는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 약속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선 마지막 TV토론회가 21대 대선을 일주일 남겨 놓은 27일 열렸다. 여론조사 상 선두와 후발주자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정치 양극화 해소, 정치 개혁, 개헌,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정치양극화 서로 책임론

이번 토론회 첫 번째 세션은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한 공통 질문에 답한 후 각 후보가 6분 30초 이내에서 다른 후보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 총량제 토론'으로 이어졌다.

선두권을 형성한 양당 후보는 서로 상대방에게 정치 양극화를 빚은 책임이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에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고 상대를 절멸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면서 지난 비상계엄을 이것이 가장 대표적이고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사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양극화를 극복하는 타협하고 공존하는 정치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라며 "소통과 대화 협치를 복원하고 유능한 사람들을 편을 가리지 않고 제대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방탄 정치'에 대한 비판으로 맞섰다. 김 후보는 "세상에 많은 독재가 있지만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들어본다"면서 "자기를 유죄 판결했다고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 특검하겠다고 한다"면서 한국 사회 정치양극화 현상에 이 후보의 책임도 있음을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발언이 틀렸으면 사과를 하면 되는데 끝내 자기가 옳다고 우기면서 정치적 팬덤을 동원해서 공격을 시도한다"며 "이런 나쁜 정치인 때문에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금 우리나라가 극단적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위인설법' 및 당헌 개정 사례를 언급하며 비판의 수를 높였다. 그러면서 "낡은 기득권이 아니라 압도적 새로움을 선택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국회 비례대표 제도를 왜곡하는 위성정당 문제를 거론하며 여야 후보들이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촉구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과) 협의가 가능하면 위성정당방지법을 실효성 있게 꼭 만들고 싶다"고, 김문수 후보는 "위성정당이 태동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를 반대했다.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李 사법리스크 공방 반복

12·3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 이재명 후보 사법리스크에 대한 공방 역시 반복됐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파면, 구속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무위원들이 기립해 계엄에 대해 사과하라 했을 때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 후보가 유일하게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그건 사과가 아니라 일종의 군중재판이고 폭력"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무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네 번이나 절하게 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무위원들에게 모두 고함을 지르며 백배사죄를 요구했다"며 "그건 국회가 아니라 폭력의 공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대북송금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면 대외 활동도 굉장히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 과연 본인이 대통령을 하는 게 맞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헌법재판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겠다, 30명으로 늘리겠다 하며 법안도 내놓던데, 본인이 황제도 아니고 황제도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수없이 많은 기소는 김 후보가 속한 검찰 정권, 윤석열 정권의 증거 없는 조작 기소의 실상을 보여준다. 증거가 없지 않나"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안보정책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도 보수와 진보정당 후보 간 공방 구도가 형성됐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 사태 때문에 외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도외시하면 안 된다. 지금처럼 불필요하게 적대화할 필요는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방향성을 비판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의 경기도 지사 재임 시절 이화영 부지사가 100억원의 돈을 불법으로 북한에 준 죄로 징역 7년8개월의 무거운 처벌을 받고 지금 감옥에 있다"면서 "북한 김정은과 일가의 배를 불리고 우리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로 돌아오게 하고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들어 "결국 사드가 미국 방어용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이야기나 음모론자의 얘기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봤을 때는 '이 사람은 뭘 해도 이렇게 왜곡해서 인식하는 사람이구나'"할 것 이라면서 "외교 현장에 가셔서 대통령으로서 발언하셨다면 큰 망신을 살 발언"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 체제로 방어하는 게 맞다"면서 "당시에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미 배치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를 논란하는 것은 한국의 외교 안보 전략상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개혁 및 개헌

정치개혁 및 개헌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재명 후보는"계엄의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하고, 대통령의 거부권도 제한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고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는 삼권분립 정신 위에 서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다수 정당을 발판으로 대통령, 총리, 감사원장을 탄핵하고 31명을 탄핵했다. 이것이 이재명 후보의 괴물 정치,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며 이 후보의 집권의 위험성을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연금을 가지고 양당이 미래 세대를 착취하는 야합을 했듯이 권력 구조 개편을 양당에 맡겨 놓으면 기득권 세력끼리 권력을 나눠 갖는 개헌 야합을 시도할 것 같다"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권영국 후보는 '차별과 불평등을 타파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