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대만 라이칭더, 사면초가 정국

입력 2025-05-20 16:54:00

중국과 대화 의지 재차 강조했지만
'양안 관계 인수합병론'으로 구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 1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 1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취임 1주년을 맞은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과 대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지만 여론은 냉랭하다. 20일 로이터 통신과 대만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총통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평화적 발전을 원한다"며 "대만은 평화를 사랑하고 저도 평화를 추구하며,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평화적 양안관계 추구 의지는 일관된다. 지난해 5월 취임 연설에서도 중국에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아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소야대'라는 정치 구도에 놓인 라이 총통의 정치적 입지는 불안정해 보인다. 중국과의 긴장 심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난관도 헤쳐 나갈 과제다.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만한 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풀이가 우세하다.

설상가상 양안 관계와 관련해 '인수합병론'이라는 설화에 휩싸였다.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중국을 대기업, 대만을 중소기업에 비유하며 "당신(중국)이 우리 회사(대만)와 합병하고 싶다면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제1야당인 국민당 주리룬 주석은 즉각 "대만을 팔아넘길 준비가 돼 있는가"라며 비난했다.

여론도 비우호적이다. 대만 국민 절반 이상이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총통의 대(對) 중국 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는 대만 연합보의 보도가 있었다. 대만 연합보는 19일 라이 총통의 양안 관계 처리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만족한다"는 답변은 32%에 그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