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 양당 대통령 후보 부인 검증 공방

국민의힘, 설난영 vs 김혜경 후보 배우자 토론 제안…민주당은 거절
김문수 "배우자 TV토론 거절 이유 없어" vs 이재명 "즉흥적 이벤트, 무책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부인 설난영 씨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경쟁이 두 후보의 배우자 검증 공방으로 확전되고 있다.

김 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와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 간 공개 토론을 놓고 국민의힘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배우자 검증 공방은 국민의힘 측 제안으로 불이 붙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두 후보 배우자의 TV생중계 토론을 제안했다. 이어 "이 후보 측 입장을 사전투표 전인 오는 23일까지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 시기 대통령 배우자 문제는 국민께 희망보다는 실망을, 통합보다 분열을 안겨드렸다"며 배우자 검증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 조작 사건 의혹 등 각종 논란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은 일제히 반대 입장을 냈다.

조승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금 대통령 선거는 국난 극복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누가 준비된 대통령인지 후보 검증에 주력할 때"라며 "황당하고 해괴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온라인소통단장인 전용기 의원은 "공직자도 아닌 사람을 TV 앞에 세워 정치쇼를 벌이자는 발상이 제정신이냐"라고 쏘아붙였다.

설전이 이어지면서 각 대선 후보들도 가세했다.

김문수 후보는 김 위원장 제안과 관련해 "저는 거절할 필요도 없고, 이런 부분이 엄정히 될 필요가 있다면 검증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런 건 기본적인 것 아닌가"라며 배우자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에 그런 식으로 장난치듯이 이벤트화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면 (배우자가 없는)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나. 그것이 그 당(국민의힘)의 문제다. 즉흥적이고, 무책임하고 대책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김문수 후보) 스스로 작전이 안 나오면 돈 주고 컨설턴트를 쓰거나 했으면 (좋겠다)"이라며 배우자 토론 제안을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