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차이로 이혼한 뒤…폭력적인 남편과 재혼
남편 폭력·생활고 못 견뎌 이혼 후 홀로 아이 키워
갑자기 찾아온 뇌출혈…아이·병원비 걱정에 잠 못 이뤄
신영은 씨(51·가명)는 두 번의 결혼 생활을 겪으며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과, 학창 시절 동고동락한 친구들과의 관계, 가족 간의 우애와 건강까지 영은 씨를 떠나갔다.
화가 나면 칼을 집어 들던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하며 수년간 지속되던 불행에 마침표를 찍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출혈은 영은 씨와 아이의 일상을 다시금 뒤흔들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입원한 채 하루에 수차례 재활 치료를 받는 영은 씨는 보고 싶은 아이 생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는 병원비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결혼으로 망가진 일상…폭력적인 배우자 탓에 고통
영은 씨는 농사꾼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가진 논밭은 없었지만, 근처 사는 친척 집과 함께 아끼고 나누면서 영은 씨를 포함한 네 아이를 살뜰히 키웠다. 그 덕에 영은 씨의 유년 시절은 형제들과 함께 큰 걱정이나 풍파 없이 투닥거리며 우애 좋게 보낸 기억으로 가득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영은 씨의 주된 활동 반경은 고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 이후에야 영은 씨는 염색공장에 취직하며 도시로 향하게 됐다. 직장을 옮겨 다니던 영은 씨는 이십 대 중반, 한 자동차 관련 공장에 입사했다. 마음 맞는 또래가 귀한 직장서 두 살 아래의 동료와 가까워진 영은 씨는 그와 연애를 시작했다. 내 집이라고 할 곳도 없는 타지에서 언니와 함께 살며 불편함을 느끼던 영은 씨는 그와 만난 지 1년이 되자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했다.
영은 씨는 결혼 이후 10년 넘게 전업주부로 지내며 두 딸을 키웠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배우자와의 성격 차이 탓에 순탄치 않았다. 남편은 갈등을 회피하고 마음이 풀릴 때까지 대화를 단절하는 유형이었고, 영은 씨가 아이들을 두고 외출하는 것을 싫어했다. 영은 씨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집안에 고립돼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영은 씨는 둘째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배우자와 이혼했다. 종종 부업을 하긴 했으나 직장을 그만둔 지 꽤 오래였던 영은 씨는 경제력이 있는 남편에게 양육권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영은 씨는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와 직장 일을 하며 30대를 보냈다. 종종 아이들을 보러 가긴 했지만, 전 남편이 얼굴 보는 것을 불편해 해 이후에는 전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친정 가족들은 영은 씨를 온전히 이해해주지 못했고 친구들은 일 년에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었다. 고향에 돌아왔으나 항상 허공을 떠도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온라인에서 동갑내기 남성을 알게 된 영은 씨는 그와 교제를 이어가다 재혼하게 됐다.
두 번째 남편은 상당히 자기중심적이었고 폭력적인 사람이었다. 남편은 부부싸움 도중 임신한 영은 씨를 폭행하기도 했고, 입덧으로 주방에 가기 힘들어하는 영은 씨에게 임신중절을 권유하거나,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때려 멍들게 하기도 했다. 욱했을 때는 앞뒤 안 가리고 폭력을 행사하고 나중에야 사과하는 모습이 반복됐고, 영은 씨는 지쳐갔다.
자동차 정비 일을 하던 남편은 빚도 많았는데, 생활이 어려워 영은 씨는 대출에 손을 대게 됐다. 그렇게 7년간 남편과 함께 살며 쌓인 빚만 영은 씨 앞으로 4천만원이 넘었다. 남편은 칼부림까지 일삼았고,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오랜만에 친정에 방문한 영은 씨는 가족 앞에서도 이기적이고 난폭하게 구는 남편을 보며 이혼을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뇌출혈 발병…병원비 부담 상당
남편은 이혼 후에도 종종 영은 씨를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그 난폭한 모습에 놀란 아이가 경찰 신고를 입에 올릴 정도였다. 결혼 당시 졌던 빚으로 인한 생활고도 계속됐는데, 자활 센터 사업단에서 일하며 받는 월급으로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영은 씨는 파산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영은 씨 삶의 풍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월 20일, 카페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영은 씨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엄마가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뒹구는 모습을 본 아이가 삼촌을 불러왔고 영은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출혈이었다. 이송 중 계속 구토를 하던 영은 씨는 병원에서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가 장장 5시간에 가까운 수술을 치렀다.
2주 뒤에야 의식을 찾은 영은 씨는 검사를 거치며 자신에게 후천성으로 보이는 동정맥 기형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언제 다시 혈관이 터질지 몰라 방사선 치료가 시급했으나, 병원에 실려왔을 때 몸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재활 치료를 받으며 예후를 지켜봐야 했다. 그 탓에 병원에 두 달 가까이 입원해 있어야 했는데, 들어둔 실손 보험도 없는 데다 의료 수급도 받지 못하고 있어 점점 불어가는 병원비가 큰 부담이었다.
매일 드는 간병비만 10만원 가량. 생필품은 따로 부담해야 했다. 1천만원 가까이 나온 그동안의 병원비는 함께 사는 남동생이 어떻게든 마련해줬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동생에게 신세를 질 수는 없는 법이다. 이미 영은 씨 동생은 자신의 수입 대부분을 가족을 위해 쓰고 있었다. 당분간 손에서 일을 놓은 채 병원에서 지내며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하는 영은 씨는 엉망이 된 일상을 한탄했다.
영은 씨는 앞으로 아이 교육을 위해서라도 친정에서 나와 읍내로 터전을 옮겨야 할 텐데, 돈을 모으기는 커녕 아픈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마음이 갑갑하기만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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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아픈 몸으로 홀로 육아하는 이다해 씨에 2,184만원 전달
아픈 몸과 마음으로 초등학생 딸을 혼자 돌보는 이다해 씨(매일신문 5월 6일 10면 보도)에게 2천184만2천350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정진영) 10만원 ▷김영관 5만원 ▷서준교 5만원 ▷안현숙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구자선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배상영 1만원 ▷양태자 1만원 ▷진용민 1만원 ▷가지영 5천원 ▷'돕기' 8천142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거동 힘들어 누워 생활하는 안훈석 씨에 2,183만원 성금
가족들과 연락 끊긴 이후 뇌경색이 발병해 거동 어렵고 생활고 시달리는 안훈석 씨(매일신문 5월 13일 12면 보도)에게 40개 단체, 142명의 독자가 2천183만9천61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윤남귀)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목련산악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법무사황갑용(황갑용)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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