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열정 가득한 모습 교육 현장에 귀감"…대구경북 '아름다운 선생님' 3人

입력 2025-05-20 06:30:00

홍수지 안일초 교사, SNS 통해 동료들과 수업 자료·꿀팁 공유
권지연 용암중 교사, 학생들과 산책하며 진심 어린 소통 나눠
김용호 경북공고 교사, 국제 교류 경험 제공해 학습 동기 부여

스승의 날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스승의 날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교사의 절반 이상이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할 정도로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졌다. 교권 침해, 낮은 보수, 과도한 업무 등 교사가 스승으로서의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기 어려운 팍팍한 현실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된 교육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아름다운 선생님들이 있다. 학생들에게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세 교사의 사연을 소개한다.

홍수지 대구 안일초 교사
홍수지 대구 안일초 교사

◆SNS 운영하며 수업 자료·꿀팁 공유

홍수지 대구 안일초 교사 SNS 프로필 사진
홍수지 대구 안일초 교사 SNS 프로필 사진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사들을 찾아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선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교사 커뮤니티 및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교육 자료를 동료들과 널리 공유하는 홍수지 대구 안일초 교사가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선정됐다.

홍 교사는 인스타그램 '수지쌤'(@sujissaem) 계정에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하며 동료 교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해당 계정에는 교단 일기, 학급 경영 노하우, 행정 업무 팁, 독서 리뷰, 수업 연계 활동 등 300여 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그가 수업 자료를 처음 공유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을 통해서였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수업 후기와 자료를 올렸더니 다른 교사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꾸준히 자료를 개발·공유해 오다 2023년부터 SNS로 주무대를 확장했다.

홍 교사는 "초등교사 커뮤니티와 달리 SNS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어 좀 더 다양한 피드백을 받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작년 갑상선암 투병으로 이전 생활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2012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열심히 달려왔지만 뚜렷한 성과나 결과가 보이지 않은 데 대한 허무함도 한 몫 햇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왔는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고 다양한 자료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며 전문성을 쌓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또 비슷한 병을 겪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자신의 암 투병 이야기도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

홍 교사는 국어·과학 교과에 관심이 많아 과학전람회 물리 부문,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학생작품지도논문연구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고 장학멘토링제 활성화로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홍 교사를 추천한 같은 학교 박진욱 교사는 "홍수지 선생님이 공유하는 다양한 자료들 덕분에 동료 교사들이 수업 구성할 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주변에서도 감사 인사를 대신 전해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권지연 경북 용암중 교사
권지연 경북 용암중 교사

◆학생들과 산책하며 진심 어린 소통

권지연 경북 성주군 용암중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정적인 교육을 펼치며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로부터 깊은 신뢰와 존경을 받아 경북도교육청이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자로 추천한 교사다.

권 교사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 학급 학생들과 함께 '조기 배드민턴회'를 진행하며 건강과 교감을 나눈다. 또 점심이 되면 학생들과 '운동장 데이트'를 통해 산책하며 그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 준다.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산책이 아닌, 진심 어린 소통의 시간이다.

권 교사는 "학생들과 걷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소중하다"며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농촌 지역 특성상 버스나 대중교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못할 때면 주저 없이 자신의 차로 직접 데려다주는 등 학생들을 향한 헌신이 남다르다.

지난해 1월 권 교사는 그동안의 교육 경험을 담은 에세이집 '쌀을 씻다가 생각이 났어'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중학생들과 함께한 수업과 상담, 교실에서의 고군분투가 담겨 있다. 권 교사는 수업 중 떠오르는 학생들의 표정과 고민을 글로 남기며 교사로서의 삶을 따뜻하게 기록했다.

권 교사는 국어 교사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교과서를 단순히 암기하는 수업이 아닌 '독서 교육과 시 콘서트' 등을 접목해 학생들이 책 속의 이야기를 스스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권 교사는 '학생들의 아픔을 모른 척하는 교사는 되지 않겠다'라는 신념도 실천해 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회복적 생활교육과 실천 프로세스 연구를 지속하며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권 교사는 "누군가의 삶에 뛰어드는 일이 두렵지만 학생들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지켜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호 대구 경북공고 교사
김용호 대구 경북공고 교사

◆국제 교류 통해 특별한 경험 제공

영어 교사로서 국제 교류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김용호 대구 경북공고 교사도 대구시교육청이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선정했다.

김 교사는 외국의 언어·문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며 언어 능력 향상 및 긍정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는 학생들의 영어 수준과 관심사를 고려한 맞춤형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역할극·모의 인터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외국인과의 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국제 교류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독려해 학생들이 외국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 나도 할 수 있네!', '외국인과의 대화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라는 작은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자연스레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를 제공하고 있다.

김 교사는 지난 1월 학생들을 인솔해 7박 8일간 필리핀의 자매학교와 '국제 교류 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은 출발 전부터 외국인 친구와의 의사소통이 힘들까 봐 주눅들고 걱정하곤 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틀려도 된다, 완벽해야만 말이 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꾸준히 격려했고, 간단한 문장들을 준비해 학생들이 의사소통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몇 개의 단어만 사용하던 학생들이 점차 완전한 문장을 사용하며 외국인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며 "국제 교류의 참된 목적을 향해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사를 추천한 같은 학교 정성수 교사는 "김용호 선생님은 국제 교류 활동을 도맡으며 학생들의 도전 정신을 상기시키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주신다"며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 동기를 부여해 그들이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