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단일화 혼란 속 극우 후보 선출…중도층 공략 어려워, 당도 대선에 큰 의지 없어"
엄기홍 "선거준비 안된 국민의힘…책임소재 피하고 선거 후 당권 경쟁에 몰두"
배종찬 "열세인 선거 판 흔들 이슈 고민해야…새로운 인재영입도 필요"
국민의힘이 극심한 단일화 갈등 끝에 어렵게 선거에 돌입했지만 중반부임에도 여전히 내부 잡음과 선거 전략 부재로 단일화 시너지는 실종되고 난맥상만 노출하고 있다.
정치 평론가·교수 등 전문가는 18일 국민의힘의 선거 상황에 대해 '극우 논란 속 중도층 공략 난항', '선거판 흔들 이슈 몰이 부족', '당 내 구성원 선거운동 비협조', '이른 당권 경쟁 관심' 등을 문제로 짚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국민의힘은 대통령 후보를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은 것이 아니라 단일화를 고려해 가장 만만한 후보를 뽑은 것"이라며 "정작 단일화가 당원들에 의해 제지를 당하면서 가장 극우 성향 후보가 선출됐다. 이를 반대했던 의원들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 보니 돈 안 쓰고 적당하게 선거운동 시늉만 하다가 끝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만 우선하면서 극우지지층 기반인 김문수 후보를 섣불리 후보로 밀었던 것을 선거 동력 상실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탄핵으로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고, 캐스팅보트인 중도층 공략마저 어려운 김 후보로 확정되면서 최종적으로 한 전 총리를 염두에 둔 단일화를 요구했던 대부분 의원은 사실상 포기에 가까울 정도로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 평론가는 "가뜩이나 늦었음에도 국민의힘은 일주일 내내 윤석열 대통령 탈당 문제를 가지고 시비가 불거지다가 이제 다시 화합‧통합을 이야기한다"며 "당도 대선에 큰 의지가 없고, 김문수 후보도 정호용, 석동현 등 극우 인재 영입을 보면 여전히 중도 공략 경쟁력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김문수 후보 선대위는 대통령 선거가 목적이 아니고 선거 이후의 전당대회를 바라보면서 당내 기반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펼쳐지는 국민의힘 선대위의 모습은 당권 싸움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엄기홍 "선거 유세에서 국민의힘 의원 코빼기도 안 보여…상대 실수 바랄 수밖에"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힘은 선거가 안 보이는 것 같다. 갑자기 후보가 정해지는 바람에 선거를 위한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서로 책임소재를 피하고 선거 이후 당권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엄 교수는 국민의힘이 정책뿐만 아니라 메시지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 교수는 "국민의힘은 정책적 완성도도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떨어질뿐더러 방송 광고의 경우에도 어떤 메시지를 던진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더라"며 "당 지도부가 선거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운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구 어느 곳에서도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기초 의원의 모습도 찾기 어렵다"며 "당에 남아있는 친윤계와 당권을 유지하고 싶은 현 지도부, 과거부터 당을 지켜온 YS(김영삼) 계 사람들이 여전히 대선보다 당권 경쟁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승리를 위해선 본인들이 잘하는 것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실수밖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엄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오랫동안 선거를 준비해 왔고 지금은 참모진 숫자도 많아 실수할 가능성도 적을 것"이라며 "다만 이 후보가 부산과 광주에서는 HMM 이전 등 구체적인 공약을 내놨는데 대구에서는 그런 공약이 없었다. 이런 빈틈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종찬 "국민의힘 이슈몰이,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정치 데이터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 선대위가 지금이라도 전략적인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소장은 이번 대선이 '경로자 선거'라고 일컬었다. 경기도·노동자·자영업자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지지율 열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이 더욱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전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이날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구도, 이슈, 인물 세 가지"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국민의힘은 '경로자'에게 소구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 이전이나 무상급식, 경제민주화 등 판을 흔들 이슈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 자체를 지금 (국민의힘은) 하지 않고 있다"며 "가령 서울에 있는 기업 본사 절반을 영남·호남·충청으로 옮기겠다거나 AI를 발전시켜 가상수도를 만들겠다는 식의 이슈몰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 동원력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이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김상욱 의원은 당을 떠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을 붙잡기보다 새로운 사람을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인재의 바다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능력 있는 사람은 모두 다 우대한다는 기조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이혼 접수 3개월 전 부동산 판 김상욱 의원…재산 분할 덜 해주려고?
홍준표 "대선 끝날 때까지 정치포스팅 중단…당에서 밀려난 처지"
TK서 김문수 지지율 '50%선' 붕괴…국힘, 지역에 의원들 급파
'국힘 탈당' 김상욱, 이재명에 안겼다…"대통령 되는데 최선 다하겠다"
'尹 탈당'…국힘 '원팀' 이뤄 김문수 지지율 반등 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