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관계 악화 속 '中 적대시' 기조…"對中정책 근본적 변화"
'트럼프 2기' 불확실성도 변수…면확한 대만 안보 보장 없어
양안 전쟁시 주한미군도 참여 가능성…북한의 남침 우려도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양안(중국, 대만) 관계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중국군은 2027년 대만 침공을 목표로 대만 포위 합동 훈련을 두 차례나 실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대만 안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만 안보 불안은 한반도 안보 불안과 연결돼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북한의 남침도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안 관계 악화 전쟁 위험성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이 '국가 간 상호 불예속'이라는 논리로 사실상 '독립'을 주장한 것으로 봤다. 대만을 '하나의 중국'이라 보는 중국에 도전한 셈이다. 그래서 중국은 대만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경제 공세와 대만의 12개 남은 수교국을 더 줄이려는 외교적 고립 전략으로도 옥좼다.
라이 총통 역시 대(對)중국 강경파를 안보 책임자로 기용하고 중국 견제에 공감대가 있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과 지속 밀착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또 대만은 지난 3월 중국 세력이 대만 군부와 사회에 침투해 있다며 중국을 '역외 적대 세력'(境外敵對勢力)으로 규정하고, 양안 교류 통제와 대만 내부 감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대만이 당면한 5대 국가안보·통일전선 위협 및 17개항 대응 전략'(라이 17조)을 발표했다.
중국은 즉각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으로 대만해협 긴장감을 높였고, 대만 당국은 군과 정치권, 사회 각계를 상대로 '간첩 색출'에 나서며 반중국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해군의 원자력 항공모함[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www.imaeil.com/photos/2024/12/19/2024121915450219769_l.jpg)
◆트럼프 불확실성도 진행형
미국의 대만 안보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중 다섯 번 공개적으로 대만 방어를 약속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도 특유의 거래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미국은 대만에 안보 제공을 약속하지 않으면서 자체 방어 능력을 갖추고 무역 흑자까지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대만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미국산 무기와 에너지 등의 수입 확대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대만을 바라보는 '트럼프 미국'의 태도다. 미 국무부는 2월 홈페이지 미국-대만 관계 팩트시트(fact sheet)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비슷한 시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성명에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 있는 참여에 대한 지지"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각료 회의에서 "대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오랜 입장"이라했다. 또 3월 TSMC가 투자를 발표한 자리에선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재앙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명확한 안보 제공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끌어내려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안보 불확실성만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대만 펑후제도에서 실시된 연례 한광훈련에 참가한 대만군 소속 M60A3 전차들이 불을 뿜으며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해마다 실시해온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대만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https://www.imaeil.com/photos/2024/07/25/2024072516173439574_l.jpg)
◆한반도 안보 영향도 불가피
양안의 전쟁 위험은 한반도 안보와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이같은 올해 국가 방어 전략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면 한국이 방어해야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한반도 안보 지형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묶는 하나의 '원 시어터'(One Theater, 전쟁 구역) 구상에 대한 공감을 드러냈다.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춘근 국제정치학자는 "최근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종전에 북한 방어만 해왔지만 지금은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 등에 대비, 역할이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 미국과 주한미군 역할 관련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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