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 교육에서 성인방송 춤을?...대구 초교 외부 초청 교육 논란

입력 2025-05-12 16:18:41 수정 2025-05-12 22:38:21

학교 외부 교육 프로그램 중 댄스 챌린지 논란
강사 "요즘 유행하는 챌린지…아이들 동의 얻어"

학교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교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구경북 지역 학교에서 진행하는 생활 교육에서 성인방송 춤을 따라 추는 아이들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 내용과 관련이 없을뿐더러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아·초·중·고 행사전문 강사 A씨는 지난달 25일 대구 동구 B초교에서 진행한 교육 공연 장면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쇼츠(Shorts·짧은 영상)로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는 다수의 학생들이 무대 앞에 나와 자신의 몸을 더듬는 춤을 추고 이를 보는 다른 학생들이 야유를 보내는 모습이 담겼다.

A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지역 다른 초·중·고교에서 진행된 학교폭력 예방·장애이해 교육·흡연 교육에서 학생들이 동일한 노래에 맞춰 선정적인 춤을 추는 장면이 담긴 영상들이 여럿 게재돼 있다.

해당 춤은 일명 '터미널 챌린지', '업 챌린지' 등으로 엉덩이나 다리 부위를 쓸어 올리거나 손가락을 깨무는 등 선정적인 안무가 포함돼 있다. 초기에 성인방송 BJ들이 선정적인 춤을 추고 시청자들의 후원금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돼 오다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 댄스 챌린지로 유행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무리 유행하는 춤이라고 하더라도 교육 내용과 관련 없는 데다가 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정성 있는 춤을 추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교육을 진행한 A씨는 "학교 교육 프로그램 중 마지막 5분 동안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진행된 댄스 챌린지의 한 장면"이라며 "올해 유행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곡을 찾는 과정에서 두 곡이 들어갔을 뿐 해당 춤을 가르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성인방송에서 쓰였던 음악인지 몰랐고 영상 업로드에 대해 아이들의 동의도 받았다"면서도 "해당 영상은 현재 내린 상태이고 학부모나 아이들이 해당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하면 수용하고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외부 초청 강사의 교육 내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교육청과 학교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부 강연의 경우 비교육적이거나 부적절한 부분을 거를 장치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에서 사전 교육 컨설팅 등 장학 지도를 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외부 강사를 선정하는 거라 강연 인사 및 내용을 일일이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앞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좀 더 주의 깊게 교육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