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분양 아파트 1∼4월 실적 '60%' 1순위 미달

입력 2025-05-08 17:57:49 수정 2025-05-08 18:41:14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가 지속화하고 있다. 서울 일부 공공 택지 아파트를 제외한 상당수 단지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대선 이후인 6월부터 분양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의 경우 지난해 대비 줄어들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거쳐 청약받은 민영 분양 아파트 단지 총 43곳(1만8천20가구)이 일반분양했다.

공공과 임대까지 합치면 2만7천658가구이지만, 지난해 동기 4만7천399가구가 일반에 공급된 것과 비교해 2만가구 정도 적다.

공급 실적 부진은 지방 미분양 증가와 PF 부실로 건설 업계가 고초를 겪자 사업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결과도 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R114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4월 청약을 받은 전국 43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40%도 채 되지 않는 17곳에 불과했다. 2순위에서 청약 미달도 절반에 가까운 21곳에 달했다.

이달 12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홍보가 시작되면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6월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5월 분양 예정이던 '어나드 범어'는 이달 말 홍보관 문을 열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으나, 실제 분양 접수는 6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밸리 푸르지오'도 5월 분양 예정이지만, 대선 이후 접수할 예정이다.

타 지역의 경우 쌍용건설이 이달에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부산진구 부전동에 각각 공급할 예정이던 쌍용 더 플래티넘 아파트가 6월 이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재건축 사업인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도 분양 일정이 6월로 미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깜깜이 분양을 하는 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선거 기간에는 분양 홍보가 쉽지 않고, 청약받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5월 분양 예정 물량 중 다수는 6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인포가 집계한 6월 분양 물량은 일반 분양가구 수 기준으로 총 1만9천428가구(전체 2만8천가구)다. 5월에 분양을 하지 않고 미룬 물량까지 더하면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분양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7월 하순부터는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가급적 6∼7월 내에 물량을 털어내려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대선 이후 시장 분위기이지만, 건설업계는 올해 하반기 분양이 본격화하더라도 지난해에 이어 분양 실적 감소가 지속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25만가구로 일반분양 가구 수는 16만가구에 불과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올해는 건설사의 연초 계획물량부터 작년보다 적은 상황이어서 지방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분양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신축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여파로 새 아파트 선호와 강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