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없인 대선 승리 없다" 김문수-한덕수 결단 내려야

입력 2025-05-05 16:07:55 수정 2025-05-05 17:58:15

김문수 후보, 국힘 당 간 미묘한 기싸움 분위기
지지율 앞선 한덕수, "우선 만나자" 러브콜
단일화 수싸움 속 파행 경계…실패 시 "보수궤멸·군소야당 전락"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3일 열리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보수 진영 대표가 되기 위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수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지율에서 앞선 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단일화 협상에 나서자고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기보다 속도 조절을 하며 전략적 우위에 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단일화 속도전'을 원하는 국민의힘 원내 의원들과 온도차를 보이며 일부 파열음도 일고 있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원했던 보수 진영에서는 협상 과정이 삐걱이다 상처뿐인 결과가 도출되거나 끝내 파행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사로잡히고 있다. 단일화 파행 등의 결과는 결국 보수 궤멸은 물론 정권을 내준 뒤 군소 야당으로 전락하는 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공식 석상 첫 대면을 했다. 다만 진전된 단일화 입장을 내놓지는 못했다.

한 후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 후보를 향해 '당장 오늘이라도 만나자'라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은 ▷전날 단일화 추진과 관련해 당 중앙선대위에 단일화 추진 기구 실무진 구성을 지시한 점 ▷조속한 구성을 통해 단일화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후보 등록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건 한 후보"라며 "불과 며칠 전 당 대선 경선을 치열하게 뚫은 김 후보 입장에선 벌써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받으면 기분이 나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 속도 조절에 나서자 여의도 정가에서는 자신이 최종 승리해 본선으로 가려는 구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도 확장력을 갖춘 한 후보를 내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쟁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 원내 다수 의원들의 뜻과 배치된다.

일부 원내 의원들은 김 후보 측을 향해 조기에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 후보와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점을 당원 등 보수 진영으로부터 평가받은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제 정치에 입문한 지 일주일도 안 된 한 후보의 정치력은 아직 검증된 게 전혀 없다. 그를 검증할 시간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단일화 지상주의에 빠져 아무 스토리 없이 협상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진통은 겪겠지만 결국 드라마틱한 단일화의 결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