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학교, PBS 시스템 운영해 의사소통 능력 증진
성보학교, 웨어러블 로봇 활용 학생 보행능력 향상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11만5천610명으로 전년(10만9천703명)보다 늘어났다. 특수교육은 이제 국가의 책무이자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대구시교육청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장애 특성·수준·교육적 요구 등을 고려해 육체적·정서적 성장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자립생활 및 신체활동 역량 강화를 통해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 특수학교 두 곳을 살펴봤다.

◆문제 행동 미리 파악해 예방·지도
대구세명학교는 올해부터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도전적 행동을 예방하고 안전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 지원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긍정적 행동 지원(Positive Behavioral Supports·이하 PBS)은 문제 행동이 발생하기 전에 원인을 분석해 긍정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학생에게 바람직한 대체 행동과 규칙을 지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학교는 PBS 시스템 안착을 위해 ▷행동지원부 신설 ▷학교-학급-개별 차원 지원 ▷협력강사 지원 ▷행동지원실 구축 ▷대학 연계 PBS 운영 ▷PBS 솔루션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신설된 행동지원부는 국제행동분석전문가(QBA)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를 포함한 인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학생 대상 PBS 프로그램 운영, 학부모·교직원 연수 및 컨설팅, PBS 자료 제작 및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학급-개별 차원 지원을 위해 매주 전교생을 대상으로 'PBS 시간'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주 동안 지켜야 할 학교 규칙 영상을 시청한 후 학급 규칙을 정하고 행동 계약을 통해 문제 행동을 관리한다. 매월 최고의 학생 및 교직원을 뽑아 시상하며 학교 구성원들의 성취감과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있다.
아울러 도전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협력강사 4명을 채용해 매일 1시간씩 개별 수업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증진시키고 바람직한 행동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집중 지도한다.
지난 3월 PBS 최고의 학생으로 선정된 중학교 1학년 윤지섭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규칙을 정하는 시간이 즐거웠다"며 "인사를 잘해서 칭찬을 받았는데 다음에 또 상을 받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3월 최고의 교사로 선정된 이건희 교사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의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감정 폭발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며 "학교 차원에서 PBS 시스템을 구축해 실천하니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강대식 세명학교 교장은 "교사, 행동중재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 행동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올바른 행동이 형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 활용 독립 기반 마련
대구성보학교는 '웨어러블 보행 재활 로봇'을 활용한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행 재활 로봇은 중도·중복장애(두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 학생들의 보행 능력 향상을 통해 독립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학교는 2023년 12월 공립 특수학교 최초로 보행 재활 로봇 2대를 도입하고 뉴라이프 재활전문병원, 대구대 재활과학대학, 호산대, 대한 로봇 물리치료학회, 엔젤 로보틱스 등의 관련 전문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중도·중복장애 학생 맞춤형 신체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수, 의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특수교사, 보건교사 등으로 구성된 '건강관리지원팀'이 중도·중복장애 학생에게 개별화된 건강관리와 신체활동 교육을 제공한다.
신체활동 교육은 웨어러블 보행 재활 로봇을 활용해 장애 학생이 지면을 직접 밟고 스스로 보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내용은 일어서기, 앉기, 신체 균형잡기, 기립 유지하기, 계단 오르기, 스쿼트, 평지 보행 등이다. 지난해에는 학생 5명이, 올해는 학생 6명이 매주 2시간씩 참여하고 있다.
특히 보행 재활 로봇 교육은 실시간 훈련 모니터링 및 사용자별 정보 저장·조회 등이 가능하다. 학생의 관절별 보조력을 20단계로 조절해 보행에 도움을 주며 보행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훈련 내용, 날짜 등에 따라 보행 훈련 데이터를 측정·분석해 바른 자세 및 보행 능력 향상, 관절 가동 범위 증가, 근력 향상 등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구성보학교의 이러한 혁신적인 교육 사례는 장애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며 특수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은 "그동안 휠체어에만 앉아 있었는데 로봇을 착용하고 직접 걷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연호 성보학교 교장은 "로봇을 통해 학생들의 신체활동 및 독립적인 생활 능력이 향상되면 자연스레 삶의 질도 올라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재정 확보, 관련 전문 기관 협업 확대 등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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