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성윤, 삼성 라이온즈의 새 공격 선봉

입력 2025-05-01 13:08:07 수정 2025-05-01 18:16:36

김성윤, 짧지만 날카로운 스윙으로 부활 성공
163㎝ 단신 듀오 김지찬과 함께 공격 물꼬 터
김지찬 부상 공백도 잘 메워, 타율 1위에 올라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사자 군단'에는 '작은 거인'이 1명 더 있다. 프로야구 2025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가 김지찬을 앞세워 공격의 활로를 열어왔다. 김지찬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김성윤이 그 자리를 잘 메워 눈길을 끈다. 김지찬처럼 작지만 빠르다.

30일 삼성은 아쉬움을 삼켰다. 인천에서 SSG 랜더스와 연장 접전 끝에 6대6으로 비겼다. 마무리 김재윤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7이닝 3자책점)만큼이나 새로운 공격 선봉 김성윤이 빛났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4월 29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도중 상대 투수 노경은의 폭투를 틈 타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4월 29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 도중 상대 투수 노경은의 폭투를 틈 타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날 김성윤은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날렸다. 1대1로 맞선 3회초 무사 1루 때는 빠른 발로 기습 번트를 안타로 만들어냈다. 전력 질주에다 슬라이딩을 보탰다. 이후 공격에서 희생 플라이로 홈까지 밟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도 보탰다. 4대4로 맞선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오른쪽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가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조병현이었다는 점에서 더 빛났다. 삼성 마무리 김재윤이 10회말 뒷문을 잘 막았다면 결승포가 될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이뿐 아니다. 29일 SSG전에서 김성윤은 3대1 승리에 앞장섰다. 1대1로 맞선 8회초 좌중간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진 공격 끝에 3루까지 진출했고, SSG 불펜 노경은이 폭투를 범한 틈을 타 빠른 발로 홈을 훔쳤다. 9회초엔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방망이가 뜨거워지자 성적도 수직 상승했다. 1일 경기 전 기준으로 당당히 타율 1위(0.393)에 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5할에 육박하는 타율(0.488)로 맹활약한 덕분이다. 특유의 빠른 발도 십분 활용 중이다. 도루가 8개로 전체 3위다. 공동 1위와 1개 차.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왼쪽)과 김성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지찬(왼쪽)과 김성윤. 삼성 제공

1999년생 김성윤은 키가 163㎝. 2001년생인 팀 동료 김지찬과 같다. 리그 최단신 선수 둘이 삼성에 나란히 둥지를 틀고 있는 셈. 둘 다 상당히 빠른 외야수라는 점도 닮았다. 다만 김성윤은 힘이 더 좋고 어깨도 강하다. 김지찬은 공을 맞히는 능력이 낫다는 평가다.

김성윤은 2023년 주전으로 올라섰다.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32경기에만 나섰다. 타율로 0.243으로 떨어졌다. 지난 겨울 1억원으로 올랐던 연봉도 3천만원 깎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다음 타석을 준비하던 구자욱이 반겨주는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다음 타석을 준비하던 구자욱이 반겨주는 모습. 삼성 제공

올해도 둘의 상황은 엇갈렸다. 김지찬은 중용됐다. '1번 타자=김지찬'이란 등식이 성립할 정도. 하지만 김성윤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도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즌 초반엔 주로 대주자나 대타 요원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김지찬의 질주가 멈췄다. 4월 10일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지찬의 빈자리를 김성윤이 메웠다.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29일 경기에선 돌아온 김지찬이 다시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졌지만 김성윤이 공격의 활로를 잘 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 삼성 제공

박진만 감독도 이젠 김성윤에게 신뢰를 보낸다. 박 감독은 "큰 것을 노리려다 스윙이 커졌는데 올해는 많이 달라졌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라는 주문을 잘 이행 중이다. 공을 맞히고 빠른 발을 활용하는 등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2025시즌 프로야구 타자들의 부문별 순위.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타율 1위다. KBO 홈페이지 제공
2025시즌 프로야구 타자들의 부문별 순위.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타율 1위다. KBO 홈페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