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산 산불, 막바지 진화 총력전…발화 원인 파악은 요원 [영상]

입력 2025-04-29 10:51:28 수정 2025-04-29 13:29:33

진화율 90%넘겨…군·공무원까지 잔불 진화 동원
"발화지점 남아있는 증거 없다"…진입로 CCTV도 없어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29일 오전 9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현장지휘소 앞에서 산불 진화 상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29일 오전 9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현장지휘소 앞에서 산불 진화 상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지난 28일 오후 발생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진화율이 90%를 넘어선 가운데, 현장에서는 전문진화인력부터 공무원, 군까지 총동원한 막바지 진화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행정당국은 산불 진화에 이어 발화 원인 조사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증거가 전무한 탓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오전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함지산 일대의 산불 진화율은 92%수준이다. 산불영향 구역은 260ha(헥타르), 전체 화선 11㎞ 중 남은 화선은 0.9㎞로 파악됐다.

대구시와 산림청, 북구청 등은 오전 9시 진행된 합동브리핑에서 인명피해가 없고, 민가와 시설 등의 재산피해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출과 동시에 노곡동과 조야동, 서변동 산불 현장에 헬기 53대와 인력 1천551명, 장비 205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일부 현장에는 군과 공무원도 투입됐다.

김정기 대구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장(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브리핑에서 "산불공중진화대 및 특수진화대는 산불 확산 방향에 투입했고, 지자체 전문예방진화대는 화세가 비교적 약한 노곡동, 조야동 일대에 배치했다"며 "군 병력과 공무원들은 진화가 끝난 산불 현장에서 잔불 정리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산불 진화율이 9부능선을 넘어서면서, 산불 발화 원인에도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최초 발화지점에는 별다른 증거가 남지 않은 탓에 발화 원인 조사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지휘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산불 진화 작업 특성상 현장 보존이 어려웠다.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자연발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 발화지점이 인적이 드문 좁은 농로인 점, 진입로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점 등도 원인 파악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통합지휘본부는 산불 진화 이후 현장 감식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필요하다면 경찰 수사까지 의뢰해 화재 원인을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