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국제심포지엄 열려
아랍 현대미술관·일본 모리미술관
싱가포르 미술관 등 실천 사례 공유
지속가능한 미술관 운영 모델 등 모색
미술관의 미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술관들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입을 모은 단어는 '지역성', '지역 사회'였다.
지난 23일 대구미술관 교육실에서 국제 심포지엄 '미술관의 미래'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 등의 이슈로 인해 대구미술관에서 국제 학술 행사가 열린 것은 7년 만이다. 행사에는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와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띠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술관의 역할과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아랍 현대미술관(MATHAF)과 일본 모리미술관, 싱가포르 미술관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실천 사례 등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정민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지역성과 국제성을 아우른 그간의 전시 기획과 지역 작가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관은 어떻게 공동체와 세계를 잇는가'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그는 대구미술관의 미래 실천 방향에 대해 ▷지역 작가들의 작업을 장기적으로 기록하고 연구하는 시스템 구축 ▷지역성과 세계의 이슈를 연결하는 국제 기획전 확대 ▷단발성 교류를 넘어 아시아 미술관들과의 공동 연구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속 가능한 협력 네트워크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대구미술관은 지난 14년간 지역적 기반 위에서 동시대 미술을 어떻게 소개하고 해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앞으로도 단순히 새로운 전시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성과 세계성을 연결하는 다양한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며 미술관 내부의 중장기적 비전과 조직적 의지도 함께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다 엘하파르 아랍 현대미술관 사업 기획 담당자는 미술관의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특히 온·오프라인에서 지역 관람객은 물론 전 세계 이용자들이 아랍의 현대미술을 배우고 탐색할 수 있는 열린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술관 캠퍼스가 점차 확장됨에 따라, 미술관의 역할과 책임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아랍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유산을 함께 만들어가고 확장해 나가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츠바키 레이코 일본 모리미술관 큐레이터는 모리미술관이 수준 높은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도심 속 전문 현대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인근 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형성에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킴 푸아이 옹 싱가포르미술관 디렉터는 "싱가포르미술관은 스스로를 하나의 사회적 역할을 하는 구성원적(constituent) 미술관으로 정의하며, 관계성을 기관 운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며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하는 펠로우십,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이어 "미술관이 문화의 수호자로서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예술의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대중이 예술에 접근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발표 이후에는 패널 토론과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권미옥 대구미술관 학예실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도시와 공동체를 잇는 미술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함께 얘기해볼 수 있었다"며 "미술관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담론을 생성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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