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때문?' 무신사의 이상한 가격, 판매점 공홈보다 두 배 비싸

입력 2025-04-24 16:00:00 수정 2025-04-24 17:17:42

입점 기업 "수수료율 높아 가격 올릴 수 밖에"
무신사 매출 39% 이상 수수료에서 발생…평균 수수료율 27.8%

같은 제품이지만 판매점의 가격(좌측)과 무신사의 판매가격(우측)이 차이를 보이고있다.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한 무신사의 가격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신사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이 입점 업체 공식 홈페이지 제품보다 두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는 것.

◆동일 품목, 가격 차이 두배

23일 무신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입점 업체인 승복전문쇼핑몰 A사의 개량한복은 7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019년 BTS 정국이 공항패션으로 입고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제품을 A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가격은 4만7천500원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하는 가격 대비 대형 패션 플랫폼을 거치면 가격이 2만4천500원이나 비싸진 셈이다.

무신사에 입점한 한 구두업체의 경우에도 무신사에서는 정가 대비 24% 할인한 9만4천원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업체 공식 공식홈페이지에서는 더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면서 가격이 3만3천600원이었다.

같은 제품이지만 판매점의 가격(좌측)과 무신사의 판매가격(우측)이 차이를 보이고있다.
같은 제품이지만 판매점의 가격(좌측)과 무신사의 판매가격(우측)이 차이를 보이고있다.

같은 물건을 무신사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 입점 업체 홈페이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더 싼 셈이다. 결국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사업 확장해온 편집숍 무신사가 오히려 공식 홈페이지보다 비싸게 소비자에게 파는 '기만' 행위를 한 것.

한 소비자는 "온라인 회원을 모으면서 쿠폰을 뿌리는 등 할인을 엄청 해주는 것 처럼 홍보했지만 정작 입점업체들로부터 높은 수수료율을 받으려 가격을 높인 것 아니냐"라며 "가격을 높인 입점업체도 분명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판매 가격 정책은 입점 업체가 전적으로 결정하며, 동일 제품은 타 판매처와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 A업체에 대해서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업체에도 권고를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권고를 하지 않은 것은 인정했다.

같은 제품이지만 판매점의 가격(좌측)과 무신사의 판매가격(우측)이 차이를 보이고있다.

특히 A업체에 직접 가격 차이에 대해 문의한 결과 무신사의 판매수수료가 30%를 넘어 가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무신사의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입점 업체는 손실을 떠안을 수 없어 공식홈페이지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 평균 수수료율 27%

무신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천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이가운데 수수료 매출이 4천851억원으로 39%를 차지했다. 이는 과도하게 책정한 수수료율 덕분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2024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중개거래(위수탁거래) 품목 판매 평균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무신사로 27.8%나 됐다. 국내에서 온라인 쇼핑몰 1위 기업인 쿠팡이 평균 12.3%, 네이버 6.3%, G마켓 11.7%, 11번가 12.5%, SSG닷컴 18.8%인 점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수수료율이 상당히 높다. 무신사는 최저 판매수수료율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3.5%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10%대 오픈 플랫폼과 달리 두세배에 달하는 백화점 입점 수수료 만큼이나 받는 무신사에서는 제품을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무신사 입장에서도 더 비싸게 팔려야 수수료가 더 남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처사"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15일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미팅을 개최하고 비상경영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