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 도보 10분 거리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전시
'고분뷰' 전시실, 루프탑, 카페 등
문화와 쉼 어우러진 공간 각광
국내 유일, 어쩌면 세계에서 유일할 지도 모른다. '고분을 품은 미술관'인 경주 오아르미술관이 지난 8일 개관 이후 지역민은 물론 전국에서 찾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오아르미술관은 경주 노서동 고분군 공원 바로 앞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방송 등을 통해 도시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건축 철학을 설파해온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소식에 개관 전부터 주목 받기도 했다.
지난 18일 찾은 미술관은 오전 11시부터 설레는 표정의 '오픈런' 관람객들이 줄을 이은 모습이었다. 경주 '힙플레이스'인 황리단길과 걸어서 1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라, 주말에는 관광객들로 더욱 붐빈다고.
1층에 들어서면 커피를 즐기며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카페 한 켠의 1전시실에서는 김문호 오아르미술관 관장이 20년 간 수집해 온 소장품을 선별한 '오아르 컬렉션' 전을 볼 수 있다. 에리카 나카, 윤협, 백향목, 사이아쿠나나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팝 아트와 스트리트 아트 위주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 중이다.
미술관의 백미는 2층 2전시실이다. 계단을 올라 코너를 돌면 통창 너머로 보이는 '고분뷰'가 펼쳐진다. 바로 앞에 위치한 커다란 고분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관람객들은 푸릇푸릇한 능과 나무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남기거나,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멍 때리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에가미 에츠의 '지구의 울림(Echoes of the Earth)'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에가미 에츠는 포브스가 선정한 2020년, 2021년 '세상을 바꾸고 있는 30세 이하의 젊은 리더 30인'에 뽑힐 만큼 주목 받고 있는 글로벌 미술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명 팝스타들의 초상을 추상적인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마이클 잭슨과 비틀즈부터 BTS까지 작품 속 인물이 누구인지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층에서 이어지는 루프탑 테라스로 올라가면 고분 공원과 황리단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높은 건물 하나 없이 전통 한옥들이 펼쳐진 모습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지하 1층의 3전시실은 미디어아트와 영상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공간으로, 현재 미디어아트 작가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전시 '팬텀 가든(Phantom Garden)'을 볼 수 있다. 식물 같기도, 우주의 성단 같기도 한 영상 작품은 자연과 환경, 지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는 2층부터 관람한 뒤 루프탑 테라스에서 풍경을 감상하고나서, 지하 1층과 1층 전시를 차례로 보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작품의 여운을 즐기는 동선을 추천한다.
관람 시 인근 전용 주차장을 1시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매주 화요일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 8천원, 청소년·어린이 6천원이며 유아, 경로 우대자, 경주 시민은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김문호 오아르미술관 관장은 "경주시가 간직하고 있는 문화적 전통과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대 예술의 아름다운 조화를 목표로 설계한 만큼 경주의 새로운 예술 랜드마크로 잘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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