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를 숱하게 바라본 코디네이터들의 가슴 미어지는 순간
"우리 딸 손이 아직 따뜻해요…뇌사판정이 잘못 된 건 아닌지 뇌사 검사 한 번만 더 해주세요…" 통곡
"어린 자녀의 장기기증을 받아들이는 부모가 있을까요…눈물로 가슴으로 함께 울어드릴 수밖에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숱하게 바라본 코디네이터들도 가슴이 미어지는 순간이 있다. 유족의 깊은 슬픔 앞에서 차마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었던 순간들, 그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모았다.
경수 씨는 장기구득 코디네이터 3년 차에 만난 생후 5개월 슈퍼맨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이 아기는 팔삭둥이로 태어나 몸무게가 5㎏이 채 되지 않았다. 너무 가벼운 상태에서 뒤집기를 하다 호흡이 멎었고, 응급실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기가 심장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수술실이 춥다고 들었다. 우리 아기가 사람을 살렸으니 영웅'이라며 슈퍼맨 티셔츠를 사 오셨어요. 수술이 끝나면 꼭 입혀달라고 하셨는데 그때 저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소생 가능성이 없었지만 애끓는 마음으로 연명 치료를 이어간 부모도 있었다. 체조 도중 사고로 쓰러진 13세 학생의 부모는 기증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망설였다. 아이의 맥박이 빨라지고 부정맥까지 나타나면서 끝내 마음을 다잡고 어렵게 기증을 결심했다.
"수술 전에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속삭였어요. '우리 아가,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 엄마가 욕심을 너무 부렸어. 미안하고 지금까지 잘 버텨줘서 너무 고마워…'라고 하셨죠. 가족분들의 기증하려는 마음과 환자를 포기할 수 없는 마음 모두 이해가 됐어요."

민애 씨가 근무 중인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가슴 아픈 장면이 있었다. 뇌사에 빠진 10대 학생의 장기기증이 결정되면서 수술실로 들어가려던 찰나였다. 아이의 어머니가 갑자기 멈춰 세웠다.
"우리 딸 손이 아직 따뜻해요…뇌사판정이 잘못된 거 아닌가요, 뇌가 죽으면 손이 차가워야 하잖아요.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지 아까 했던 뇌사 검사를 한 번만 다시 해주세요…"라는 통곡이었다.
꿈이 의사였던 한 학생의 사례도 잊히지 않는다. 아이가 뇌사에 빠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부모는 아이의 장래희망이 의사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뜻처럼 누군가를 살리는 선택을 했다. 기증을 앞두고 어머니의 마지막 인사 편지가 낭독되자 민애 씨를 비롯한 의료진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어린 자녀가 장기기증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 마음을 너무나 이해하기에 말을 붙이기보다 눈물로 그리고 가슴으로 함께 울어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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