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교들서 '유괴미수' 소문 확산…"전화 빗발쳐"

입력 2025-04-18 13:09:47

"학교에 외부인 못 들어오게 해달라는 학부모 전화 빗발쳐"
경찰 "사실관계 파악 중"

경찰 이미지. 매일신문 DB.
경찰 이미지. 매일신문 DB.

서울 강남권 초등학교들에서 잇달아 등하굣길 학생을 납치하려 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고, 학교에서도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쯤 강남구 역삼동 A초등학교 맞은편 대형마트 인근을 지나가던 남성 2명이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과 마주쳤다. 이들 중 한 명은 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고 물어봤으나 학생이 "괜찮다"며 거부해 돌아갔다.

경찰은 이날 오전 A학교 측 신고를 접수해 학생의 부모 등에게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 인근에서 유괴를 시도한 일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는 학부모들의 연락이 오고 있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도 보호자 허락 없이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자녀에게 꼭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A학교 관계자는 "아침부터 학교 안에 외부인이 못 들어오게 해달라는 등의 학부모 전화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학교는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하고 CCTV 영상을 확보해 남성의 몽타주를 배포할 계획이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신체적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묻기 위해 남성을 추적 중"이라며 "계속 유괴미수 이야기가 도니 신고가 잇달아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A학교에서 2.3㎞ 떨어진 강남구 개포동 B초등학교에서도 지난 16일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이 위해를 당할 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일 낮 12시 30분쯤 학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한 노인이 "내 것"이라며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가방끈을 잡았으나, 학생이 뿌리치고 도망갔다. 경찰은 1시간여 뒤 부모의 신고를 접수했고,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노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B학교 측은 이튿날 수서경찰서와 강남구청에 방범용 CCTV 설치와 순찰 강화 등을 요청하고,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등하교 시 교통안전과 낯선 사람 응대에 유의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지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여기에 "누군가 간식을 사준다며 따라오라고 한 적 있다"는 아이들의 과거 사례까지 공유되며 강남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