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도심 시니어 레지던스 2곳 동시 윤곽…건축심의 통과

입력 2025-04-17 17:57:21 수정 2025-04-17 19:44:00

미분양 무덤 대구, '시니어 레지던스'로 반전 노려

대구 중구 동인동2가에 들어설 49층 규모 시니어 레지던스(조감도)가 건축심의를 조건부 통과하며 연말 착공이 추진된다. 에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주식회사 제공
대구 중구 동인동2가에 들어설 49층 규모 시니어 레지던스(조감도)가 건축심의를 조건부 통과하며 연말 착공이 추진된다. 에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주식회사 제공

침체된 대구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부상 중인 도심 '시니어 레지던스(고령자 주거)'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금융권과 대형 건설사들이 과거 외면받던 사업지에 다시 눈길을 주고 있다.

대구시는 지하 5층~지상 49층, 434가구 규모의 중구 동인동2가 시니어 레지던스에 관한 건축심의를 조건부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시행사인 에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주식회사(이하 에이리츠)는 지난 2020년 9월 대구시청 앞 동인동2가 4천376㎡ 부지를 매입한 후 지하 5층~지상 44층, 15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개발사업을 추진했으나 주택시장 침체로 지난해 11월쯤 시니어 레지던스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시행사는 올해 건축 허가를 받아 연말쯤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대구역 인근에는 지하 6층~지상 28층, 1천100가구 규모의 '루네아 액티브 시니어 레지던스' 신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행사인 우성이앤씨앤홀딩스는 당초 5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계획하며 2022년 7월 대구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았으나 이후 대구의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자 자진해서 사업 승인을 취소했다. 당시 대구의 주택경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혔다. 최근에는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건축심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처럼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이 각광받는 이유는 고령인구가 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꽉 막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에서도 시니어 레지던스는 한줄기 빛으로 통한다. 그동안 대구 사업장은 쳐다도 보지 않았던 금융권이 시니어 레지던스만은 다르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시니어 레지던스가 부동산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국내 대형 건설사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 시니어 사업 부서가 별도로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기존 주택사업보다 더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형적인 규모가 커진다는 특징도 있다. 실제 대구 도심에서 추진되는 두 사업 모두 가구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시니어 레지던스를 추진하고 있는 시행사 관계자는 "예전에 주택 사업을 추진할 때는 만나주지도 않았던 시공사, 증권사들이 지금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실적을 쌓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위기 속 중단됐던 동대구역 인근 주택 사업 부지에 1천100가구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조감도)이 추진되고 있다. 우성이앤씨앤홀딩스 제공
미분양 위기 속 중단됐던 동대구역 인근 주택 사업 부지에 1천100가구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조감도)이 추진되고 있다. 우성이앤씨앤홀딩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