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찬물'
트럼프 기조 맞춰 투자했지만 딥시크에 쓰인 'H20 칩' 규제
中 압박 강화 정책 수조원 타격…AMD AI 칩도 허가 요건 강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찬 물을 끼얹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새로운 수출 허가 요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아온 엔비디아는 수조원의 타격을 입게 됐다.
엔비디아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다. 이 제품은 연산 능력은 떨어지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비용·고성능 AI모델을 구현해 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던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H20을 활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 정부는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규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외에도 AMD의 AI 칩 MI308을 비롯해 이에 상응하는 다른 칩들도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수출 제한 발표는 엔비디아가 전날 향후 4년간 미국에서 최대 5천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생산하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자국 내 제조시설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마련했음에도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타격을 입자 국내 반도체 기업도 된서리를 맞았다. 16일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3.65% 내린 17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 주가도 3.36% 내린 5만4천700원을 기록했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정책 관련 발언이 연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H20 수출통제 발표 이후 추가 협상 관련 소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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