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 "앞으로 일본종 벚나무 대신 K-왕벚나무 키워 심는 일 의미 있다"

입력 2025-04-15 16:24:06 수정 2025-04-15 16:49:54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리고 있는 '120년전 K-왕벚나무를 만나다'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관람
경주에 현재 500여그루 묘목 성장 중…앞으로 일본종 벚나무 K-왕벚나무 교체 계획

주낙영 경주시장(앞쪽)이 15일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주낙영 경주시장(앞쪽)이 15일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120년전 K-왕벚나무를 만나다' 에서 정홍규 (사)에밀타케식물연구소 이사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진만 기자

"벚꽃도시 경주에 일본종 벚나무가 많이 자라 꽃이 피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K-왕벚나무를 많이 육종해 키워서 심어 나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우리 민족정기를 보존해 나가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15일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리고 있는 '120년 전 K-왕벚나무를 만나다'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을 관람한 후 이렇게 강조했다.

주 시장은 이날 (사)에밀타케식물연구소 정홍규 이사장(천주교 대구대교구 원로신부) 등의 안내를 받아 식물표본 사진전을 관람하면서 아멜 타케 신부와 왕벚나무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에밀 타케(1872~1952) 신부는 프랑스 출신으로 24살 때 조선으로 파견돼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포리 신부의 도움을 받아 1906년과 1908년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하고 표본(채집번호 4638)을 채집했다. 이 표본을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교수에게 보내 제주 왕벚나무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알리게 됐다. 학명에 '타케'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만 125종에 이른다.

주낙영 경주시장(오른쪽)이 15일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주낙영 경주시장(오른쪽)이 15일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120년전 K-왕벚나무를 만나다' 에서 정홍규 (사)에밀타케식물연구소 이사장으로부터 왕벚나무 묘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진만 기자

정 이사장은 2014년 에밀 타케 신부의 왕벚나무 채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그때부터 이 신부의 삶과 업적을 알리고 기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2016년 대구, 2018년 제주도에서 에밀 타케 왕벚나무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다. 2019년 '에밀타케의 선물'이라는 책도 발간하고, 에밀타케식물연구소를 창립했다.

이 연구소는 2020년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 묘목 200그루를 기증받아 경주 남산에 심은 후 이를 경주시에 기증하고 이듬해 경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왕벚나무 묘목을 마중물로 해서 접목을 해 현재 500여 그루가 크고 있다. 경북도환경산림연구원에서도 우리 왕벚나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연구소가 영남대와 함께 조사한 결과, 경주의 대표적인 벚꽃명소인 흥무로와 경주보문관광단지의 90% 이상이 일본 재배종인 '소메이요시노'라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이들 일본종 벚꽃나무가 죽거나 다른 곳에 벚나무를 심을 때는 K-왕벚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리고 있는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리고 있는 에밀 타케 식물표본 사진전 '120년전 K-왕벚나무를 만나다' 에서 주낙영 경주시장과 정홍규 (사)에밀타케식물연구소 이사장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주 시장은 "벚나무가 일본종, 일본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타케 신부의 선구적인 연구와 정홍규 이사장의 K-왕벚나무를 통한 식물주권 회복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경주에서도 K-왕벚나무 종보존을 위한 육종과 키우는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키운 K-왕벚나무들이 앞으로 경주의 관광명소나 가로변에 있는 일본종 벚꽃나무들을 대체하게 되면 의미가 있는 일이고, 우리 민족정기를 보존해 나가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