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인현] 쇄빙 기능 우리 선박으로 북극항로 상용화하자

입력 2025-04-13 16:09:40 수정 2025-04-13 18:50:29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동토였던 북극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녹으면서 선박이 항해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중 항해가 가능할 수도 있다.

북극은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 첫째, 항해 거리의 단축이다. 부산항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말라카 해협을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것보다 동으로 항해, 북극항로로 가면 항해 거리가 30% 단축된다. 선박 연료 소모도 준다. 단축된 거리는 항해에 사용되는 선박의 숫자를 줄어들게 하여 선박 공급이 초과되게 한다. 결국 운임이 하락하고 수출입 상품 가격이 하락하게 한다.

두 번째, 북극항로는 대체 항로를 제공, 물류의 흐름에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부여한다.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는 물론 대만해협과 바시해협도 정치적 군사적으로 불안정하다. 항로 폐쇄의 우려가 있다. 전쟁의 위험으로 이들 해협으로 통항하지 못하면 선박은 우회하여야 하고 항해가 길어지게 된다. 이는 선박 공급 부족이라는 결과를 낳고 운임의 폭등을 가져온다. 북극항로는 유사시 기존 항로의 대체 항로로서 기능하게 된다. 부산-베링해-북극-유럽으로 물류의 흐름이 계속된다. 상품의 공급이 제때 이뤄지게 하고 인플레이션을 막아 세계 경제의 안정화에 기여한다.

세 번째는 북극지방에 존재하는 천연가스 등 자원을 남쪽으로 이동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송유관을 설치해 육지로 자원을 이동시켜야 하는 어려움을 북극항로가 가능하게 한다. 알래스카 북쪽에 존재하는 천연가스가 대표적이다. 1천300㎞나 되는 송유관 건설을 얼음 땅 위에서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알래스카 북쪽의 보퍼트-축치 바다를 거쳐 남쪽으로 베링해를 거쳐서 한국이나 일본으로 천연가스를 이동시킬 수 있다면 훨씬 경제적이다.

이렇듯 북극항로가 상용화되면 우리나라에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선박은 긴 항해를 위한 준비를 마지막 항구에서 해야 한다. 부산항과 포항항이 그 마지막 준비항으로 기능하게 된다. 연료유, 부식 공급, 선원 교대가 여기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서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선주는 화물이 어느 정도 선박에 채워져야 항해하게 된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포항항은 철강 등 건화물의 집합소가 될 것이다. 항만이 분주해지면서 수익이 창출된다. 북극 항해를 위해서는 상당한 숫자의 쇄빙선이 필요하다. 쇄빙선이 정박할 항구가 필요하다. 쇄빙선의 건조와 제작 및 수리 정비가 필요하다. 포항항이나 속초항이 지리적으로 유리하다. LNG 등의 운송 수요가 일어나서 LNG 선박의 발주를 더 해야 하고, 이는 조선업에도 도움이 된다.

녹지 않는 얼음을 인위적으로 녹일 수 없다. 해답은 조선 기술에 있다.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트리며 항해가 가능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 우리 조선 기술은 쇄빙선은 물론이고 쇄빙 기능을 갖춘 상선 15척을 이미 건조해 성공적으로 항해를 마친 적이 있다. 바다에 매진한 우리 해운과 조선산업의 선각자들 덕분에 우리는 연중 북극 항해가 가능한 쇄빙 기능을 갖는 선박을 건조해 뒀다. 쇄빙 기능을 갖춘 우리 선박으로 북극항로를 통해 자원을 운송, 큰 부를 만들어 가자.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라는 물이 미국으로부터 밀려왔다. 노는 바로 부산항, 포항항과 같은 항만 당국과 부산시, 포항시와 같은 지자체이다. 북극항로를 개척해 허브 항만이 되어 다양한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 힘껏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자. 국부 창출의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