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프로농구 PO] 대구 한국가스공사, PO서 수원 KT 꺾고 먼저 1승

입력 2025-04-12 16:50:51

가스공사, PO 1차전서 KT에 67대64 승
주포 니콜슨 공백, 새 외인 마티앙이 메워
정성우와 벨란겔, 공수에서 활력소 역할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정성우가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환호하고 있다.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정성우가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환호하고 있다. KBL 제공

이변이 일어났다.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가운데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봄 농구' 첫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은 '다크호스'가 아니라 팀 이름대로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였다.

가스공사는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2024-2025시즌 6강 플레이오프(PO) 첫 경기에 출격해 홈팀 수원 KT 소닉붐을 67대64로 꺾었다. 새 외국인 선수 만콕 마티앙이 14점 21리바운드로 맹위를 떨치고, 정성우(20점)와 샘조세프 벨란겔(13점)이 공격을 이끌어 5전 3선승제인 PO에서 먼저 1승을 거뒀다.

경기 전 가스공사는 비상 사태를 맞았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날카롭던 창이 부러졌다. 이번 시즌 3점슛 1위(평균 2.4개)에 오른 주득점원 앤드류 니콜슨이 허리 통증을 호소, 뛸 수 없게 됐다. 더구나 골밑을 지키던 유슈 은도예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만콕 마티앙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 도중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만콕 마티앙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 도중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은도예가 빠진 공백은 급히 메웠다. 센터 마티앙(키 209㎝)이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기량은 괜찮다지만 몸 상태가 문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일단 골밑에서의 리바운드 싸움, 단독 공격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니콜슨의 빈자리는 더 뼈아프다. 압박 수비의 선봉장 정성우는 건재하지만 니콜슨이 없다면 득점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 이번 시즌 니콜슨은 평균 21.0점을 기록하며 가스공사의 공격을 이끌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고감도 슛을 날렸다.

가스공사는 정규 시즌 KT에 4승 2패로 우위를 보였다. KT에 강할 수 있었던 데는 니콜슨의 힘이 컸다. 니콜슨은 KT전에서 평균 27.0점을 넣으며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믿고 보는' 니콜슨이 빠진 상황에 새 식구와 손발을 맞출 시간도 없어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김준일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에 출전해 수원 KT 소닉붐의 조엘 카굴랑안을 수비하고 있다. KBL 제공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김준일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에 출전해 수원 KT 소닉붐의 조엘 카굴랑안을 수비하고 있다. KBL 제공

이날 마티앙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경기 시작 직후 첫 리바운드를 잡더니 골밑슛도 가볍게 성공했다. 몸놀림이 무겁지 않았다. 가스공사가 초반 거세게 밀어붙였으나 KT도 만만치 않았다. 공격 선봉인 허훈을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1쿼터가 끝났을 때 가스공사가 18대20으로 약간 밀렸다.

2쿼터 들어 공방은 더 치열해졌다. 2쿼터 중반 가스공사는 마티앙의 슛 블록에 이어진 신승민의 속공으로 기세를 올렸다. 2쿼터 종료 1분 6초 전엔 마티앙의 가로채기를 정성우가 속공으로 마무리, 35대31로 앞서나갔다. 속공 상황에서 마티앙의 골밑슛이 들어가면서 가스공사가 37대32로 앞선 채 2쿼터를 마쳤다.

3쿼터 초반 가스공사가 힘을 냈다. 마티앙이 연속으로 골밑슛을 성공한 데 이어 신승민이 속공을 깔끔히 마무리, 3쿼터 종료 6분52초 전 43대34로 달아났다. KT가 허훈과 조엘 카굴랑안의 득점으로 추격했으나 50대47로 앞선 채 3쿼터를 끝냈다.

원정 응원에 나선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팬들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가 가스공사의 승리로 끝나자 환호하고 있다. KBL 제공
원정 응원에 나선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팬들이 12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KBL 프로농구 PO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의 경기가 가스공사의 승리로 끝나자 환호하고 있다. KBL 제공

4쿼터 초반 가스공사의 압박이 거세졌다. 정성우가 3점슛과 중거리슛을 연거푸 성공,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신예 신주영이 기습적인 3점슛을 터뜨린 데 이어 상대 슛을 걷어내자 가스공사 벤치에서 환호성을 올렸다. 경기 종료 7.4초 전 KT의 실수로 공격권을 빼앗오면서 가스공사가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강혁 가스공사 감독은 "마티앙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 정성우가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특히 국내 선수들만 뛰는 상황에서 다들 잘 버텨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수원까지 원정 와 승원해주신 대구 팬분들 덕분에 힘이 났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수원에서 채정민 기자cwolf@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