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 불구 '비궁' 미국 진출 눈앞...국가 안보 우선성 주목
폴란드·이라크 수출 성과...K-방산 글로벌 입지 확대
기술 자립과 소부장 국산화가 관건...향후 경쟁력 좌우할 과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위산업(K-방산)은 제한적인 영향만 받을 전망이다. 오히려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로 새로운 수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34%), 유럽연합(20%), 베트남(46%) 등 주요 국가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 이상 감소하고 국내 부가가치 손실도 10조6천억 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방산업계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이 낮고, 주요 시장이 유럽과 중동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대상이 되며, 투자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오히려 K-방산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이 NATO 등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용 축소 정책을 이어갈 경우, 유럽과 중동국가들은 독자적 방위력 강화를 위한 무기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은 한국산 유도무기 중 최초로 미국 수출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 국방부 주관 해외비교시험(FCT)에서 6발 전탄 명중에 성공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미국이 대응 무기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계약 체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방산 제품은 '국가 안보'라는 특수성 때문에 관세보다 군사적 필요성이 우선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한국의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무역장벽'으로 지적한 점도, 미국이 관세보다 기술이전 같은 비관세 장벽에 더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방산은 최근 유럽과 중동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폴란드는 2020~2024년 한국 전체 방산 수출의 46%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으로, 2022년에는 약 442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품질, 가격 경쟁력, 빠른 납기가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동 지역에서도 LIG넥스원·한화가 이라크와 3조7천135억 원 규모의 '천궁II'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무기 수입의 30%를 차지하는 중동은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세계 평균(2.3%)보다 훨씬 높아 방산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K-방산은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핵심 기술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취약점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완성품 중심의 수출 구조로 인해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독자적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방산이 진정한 글로벌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속한 R&D 체계 구축 ▷핵심·파괴적 기술 투자 확대 ▷소부장 국산화 전략 강화 ▷한미 방위비 분담의 전략적 활용이 필요하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기술 자립 없이는 지속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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