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전문성 향상 위해 재단화 필요
비엔날레 전용관 등 공간 마련 중요"
"사진계는 타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분위기고, 조금만 동력을 갖춰도 그 효과가 뛰어납니다. 그러한 강점을 살린다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충분히 국내외 사진예술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구 남구 이천동에서 사진 전문 전시공간인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를 운영하는 석재현 대표는 경일대 사진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30대 젊은 나이에, 2006년 제1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제전 기획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사진제 전시감독과 CCPP 기후환경 사진프로젝트 예술감독을 맡는 등 국내외 굵직한 사진제를 총괄해왔다.
대구 토박이로서 지역에서 꾸준히 전시와 기획, 교육 등을 이어오며 사진 예술의 깊이를 더하고 대중에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해온 그에게, 올해 10회를 맞는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터.
그는 "지난해 전시를 기획하며 세계적인 사진가 맨디 바커, 로저 발렌 등을 섭외하기도 했다"며 "20년 전에 비해 그만큼 국내 사진 전시 풍토가 좋아졌고, 한국에 대한 세계 사진계의 관심도 높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사진비엔날레 역시 첫 개최 때에 비해 훨씬 좋은 환경에 놓여있지만, 그에 비해 큰 임팩트나 색깔을 못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대구사진비엔날레보다 늦게 시작한 사진제들이 약진하는 것을 보면 대구가 정체된 느낌"이라고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전했다.
특히 석 대표는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온, 일회성 프로젝트식의 행사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대구사진비엔날레 개최 초기 당시의 기사를 보면 조직위원회가 급하게 구성되고, 그마저도 일회성이어서 연속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는 "모든 문화예술행사는 중장기 계획 속에서 세부 계획을 실현해나가야 한다.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해외 전문가들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수용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데다 그 해에만 인력이 투입됐다가 가버리기도 하는 등 행정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이를 위해 현재 대구시가 주최하는 비엔날레를 재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운영 주체의 지속화는 꼭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장기 계획 수립이 가능하며 제대로 된 예술행정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예비 작가들이 비엔날레 기간에 와서 자원 봉사를 하며 국내외 작가들과 교류하고,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전시 준비 과정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죠.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또한 그는 사진비엔날레 개최 시 공간 확충 등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미술관, 갤러리 등 대구가 타 지역에 비해 전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하고, 더욱 흥미로운 형식이나 스타일의 전시를 풀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는 "2023년 대구 곳곳에서 전시가 열렸지만 정작 대구미술관 등 기관 전시장에서는 전혀 비엔날레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며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기관을 통합해 운영하는 만큼 기관 간 협의를 이끌어내 충분히 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로비 공간도 전시장이 될 수 있다. 예술은 다 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게나마 비엔날레 전용관이 하나 생기면 비엔날레 기간이 아니더라도 관련 해외 전시를 유치하거나 비엔날레 때 보여줬던 작품 일부를 다시 모아 기획전을 열고, 그 전시를 해외로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간이 주는 의미가 큽니다. 사진 관련 콘텐츠 아카이빙을 할 수도 있고 작가들이 교류하는 장이자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자체 기획의 역량도 쌓을 수 있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사진에 대해 물어보려면 어디로 가야하지? 라고 했을 때, 대구사진비엔날레관이라고 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국내 사진계 센터이자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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