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국 관세 전쟁…갈수록 사라지는 대항 카드

입력 2025-04-06 15:29:55 수정 2025-04-06 19:51: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도 이날 정식 발효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도 이날 정식 발효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 기본 관세를 5일(현지시간)부터 공식 시행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오는 9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마저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은 '조기 대선'이라는 격변을 맞이하며 통상 대응 여력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5일 0시 1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서명한 행정명령이 발효되면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대부분 국가의 제품에 일괄적으로 10%의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현저한 위험'이 존재한다며 일방적 무역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은 기본 관세에 이어 오는 9일에는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임에도 세계 주요 교역국 가운데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특히 중국도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34%의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유지돼온 자유무역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미중 무역 격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정부는 25% 상호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미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4일 부처 1급 이상 간부를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산업부는 우선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의 조속한 방미를 추진 중이며, 미국 정부와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관세 조치에 대한 완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국정 리더십이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력과 대응 카드가 현저히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 라인의 총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외교 채널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실질적인 협상 진전은 어려운 국면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