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尹 파면으로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더 크다"
與 "겸허히 수용·국민께 사과" 野 "위대한 국민이 대한민국 되찾아"
尹 "기대 부응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에서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헌법수호의 책무를 져버린 것은 물론 국민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는 판단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두 번째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대통령 파면으로 60일 이내 대선이 열리게 되는 만큼 정국은 차기 대통령을 향한 경쟁 국면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재판관 8명의 입장을 하나로 모아 '인용' 판결을 했다. 기각·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이 한 명도 없는 '만장일치' 결론이었다.
헌재는 12·3 비상계엄의 적법성 등 쟁점들에 대해 판단한 뒤 예외 없이 위헌·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러한 행위가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입장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문 대행이 주문을 읽은 이날 오전 11시 22분을 기해 전직 대통령으로 지위가 바뀌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짧막한 입장을 냈다.
헌재 선고에 대한 여야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줬다"고 평가하며 "더 이상 헌정 파괴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가 국민과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지지자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렸다.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자 눈물을 보이는 등 망연자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국민이 승리했다"며 환호성을 지르고 자축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 외신들도 이날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긴급 타전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 민주주의가 걷는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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