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尹 탄핵소추는 국회의 권한 남용 아냐
"국회 권한 행사 위법·부당해도 국가긴급권 행사 정당화 안 돼"
국회 향해 "소수의견 존중, 대화·타협 통해 결론 도출해야" 지적
헌법재판소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한 국회의 탄핵소추가 권한 남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거대 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이례적인 탄핵소추를 추진했더라도 헌법의 틀 내에서 대응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이번 헌재 판단으로 그간 벌어진 거야(巨野)의 '탄핵 난사'가 사실상 면죄부를 받게 됐다는 뒷말도 나온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법제사법위원회 조사 없이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점, 대통령 지위 탈취를 위해 소추권을 남용했는지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사위 조사 여부는 국회 재량이고,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는 의결 과정이 적법한 것은 물론 피소추자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 일정 수준 이상 소명됐다고 설명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은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국회가 이례적인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일방적인 입법권 행사 및 예산 삭감 시도 등 전횡으로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헌재 측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야당이 주도하고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로 인해 여러 고위공직자의 권한행사가 탄핵심판 중 중지된 점 ▷2025년도 예산안에 관해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이 야당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윤 전 대통령의 재의 요구와 국회의 법률안 의결이 반복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야당이 기여한 측면도 있다는 것을 언급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문 대행은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돼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정치적 견해 표명이나 공적 의사결정은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와 조화될 수 잇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이를 넘어선 권한 행사라고 본 반면 야당의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 등 행위는 민주주의의 틀 내에서 벌어진 것으로 평가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는 거야가 주도하는 국회를 향한 비판의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문 대행은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끌어온 국회에서 소수의견 존중이 없는 것은 물론 대화와 타협 정신이 실종된 점을 준엄하게 꾸짖은 게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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