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안동 권정생어린이문학관에 '모듈러 주택' 첫 조성
초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주 시설이 안동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이곳은 전기와 수도, 냉·난방 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가구별 입주가 가능하다. 안정을 되찾기 위한 이재민들의 첫 보금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31일 오전 11시쯤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어린이문학관(이하 문학관). 이면도로를 따라 대형 화물차가 오가며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느라 현장은 분주했다. 전날 오후부터 이곳에는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주 시설인 '모듈러주택'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직사각형 구조의 컨테이너 내부 한쪽에는 넓은 창문이 설치돼 있었고, 벽면엔 냉난방 조절 장치와 콘센트가 달렸다. 아직 완전히 갖춰지진 않았지만, 1층 한쪽에는 2층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도 마련됐다.
경상북도는 이날, 문학관 부지에 산불 이재민을 위한 첫 조립식 주택 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컨테이너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이 부지에만 2층 구조의 주택 20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 한 채는 약 8.2평(27㎡) 규모로, 한 가구당 한 채씩 배정된다. 1인 가구의 경우 2~3명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운영하며, 입주 대상은 주거지를 상실했거나 더는 주거가 불가능한 상태에 놓인 주민들이다. 수도, 전기, 배수시설 등 기본 설비는 모두 갖춰질 예정이다.
주민들은 임시 거주 시설 마련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부는 부지 활용과 인근 상권과의 조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고모(66) 씨는 "주말이면 문학관에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몰리는데, 주차난은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이라며 "이재민들과 관람객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운영 방안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망호리 주민 김모(80) 씨는 "우리 마을만 해도 집을 잃은 가구가 10곳이 넘는다"며 "40채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가 먼저 들어갈지 선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시도 자체적인 임시 주거 시설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마을회관이나 노인정 등 거점시설 인근에 모듈러주택을 설치해 주민 편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안동시 풍천면과 일직면, 남후면, 남선면, 임하면, 길안면, 임동면 등 7개 피해 지역에서 총 609가구가 주거 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시는 장기적으로 약 1천 가구에 대한 주거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마을별로 회관이나 노인정 등 거점 시설과 가까운 곳에 임시 주택을 마련해 공동이용시설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경북도의 지원으로 1차 임시 거주 시설이 조성된 만큼, 수요에 따라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이재민 임시 주거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권정생어린이문학관을 시작으로, 주거 지원이 필요한 지역엔 모두 임시 주거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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