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맞춤형 방과후학교 운영… 사교육비 부담 완화 지원

입력 2025-04-01 00:00:00

자유수강권·운영비·전문강사제 등 4대 정책 추진
예체능부터 미래교육까지… "적성과 진로 탐색 기회 넓혀"

경북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바이올린 수업을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바이올린 수업을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지난주 경북의 한 초등학교 음악실. 작은 어깨에 바이올린을 올린 아이들이 활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선생님의 지도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렇게 손목을 살짝 올려보세요. 소리가 훨씬 부드러워져요."

전문 강사의 설명에 학생들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음을 맞췄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2학년 박모 학생은 "TV에서만 보던 악기를 직접 연주해보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커서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옆 교실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조각과 비즈, 실 등을 활용해 나만의 공예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일부 학생은 진지하게 손놀림에 집중하고, 어떤 아이는 완성한 작품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경북교육청이 방과후학교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자 '맞춤형 방과후학교 활성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점 운영하는 사업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농산어촌 방과후 운영비 지원 ▷순회 전문 강사제 ▷교육지원청 토요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자유수강권은 시(동) 지역의 저소득층과 다자녀 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60만원까지 지원되고 올해부터 중위소득 85% 이하 가정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특히 시 지역 내 100명 미만 소규모 학교는 전교생을 지원받을 수 있어 교육 형평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경북지역 학생들이 방과후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지역 학생들이 방과후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읍·면 지역 학교에는 학급당 연간 150만~250만원의 운영비를 차등 지원한다. 해당 예산은 강사료, 교재비, 재료비 등으로 활용돼 각 학교는 운영위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농산어촌 지역 강사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순회 전문강사제'도 주목된다. 17개 교육지원청이 운영 중인 이 제도는 예체능 과목은 물론, 코딩, 드론, 방송 댄스, 요리 등 진로탐색 분야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학생들의 참여 만족도가 높다.

또 8개 교육지원청은 매주 토요일, AI 코딩·로봇 수업과 배드민턴·탁구 등 체육 활동, 문화예술 체험 등 지역 특색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말에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 같은 정책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학부모에게는 사교육비 부담 경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우수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력을 키우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는 정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