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작년 수능보다 쉽거나 유사하게 출제
영어는 수준 높은 어휘·복잡한 지문 다수 나와
지난달 26일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가 실시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이번 시험에는 전국 고3 43만 명이 응시했다. 학생들은 수능과 동일하게 국어와 수학을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시험을 치르고, 한국사는 필수로 응시했다.
이번 학평은 졸업생 응시자가 없고, 출제기관도 본 수능과는 다르기 때문에 성적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평가인만큼,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학습 방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입시 업계와 함께 3월 학평의 영역별 난이도와 수능 학습 대책을 살펴봤다.
◆국어는 신유형 없이 작년 수능과 비슷
국어는 문학에서 일부 지문 구성이나 지문별 문항 수가 다른 것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틀에서 작년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됐다. 출제 자체는 약간 쉽게 출제됐지만 첫 시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난이도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EBS 수능 특강의 문학 작품은 직접적 연계가 없었지만, 독서 사회영역 '마코프 의사 결정 모형(MDP)과 주식 시장의 효율적 시장 가설'을 응용한 '자본시장법' 지문이 출제됐다.
공통 과목의 독서와 문학은 지문 수, 문항 수 및 배점을 각각 4개 지문, 17개 문항, 38점으로 맞춰 출제했다. 문학은 현대소설 '저당 잡힌 사내(이동하)', 갈래 복합(고전시가+고전수필) '영삼별곡(권섭)+풍서기(김매순)', 고전 소설 '소대성전(작자 미상)', 현대시 '아스팔트(김기림)+봄 길(김명인)' 작품이 출제됐다. 독서는 독서 이론 '자기 결정 조절 동기를 통한 독자 정체성 형성 방안 연구', 인문 주제 통합 '철학으로 현대음악 읽기(박영욱)', 사회 자본시장법(임재연), 과학 의학 생리학(John Hall) 지문이 출제됐다.
선택 과목은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각각 11개 문항을 35~45번으로 출제했다. 언어와 매체에서 38번 '문장 성분과 문장의 짜임' 문제는 문장의 종합적 성격을 묻는 문제로 난도가 있었다.

◆수학은 공통·선택과목 평이하게 출제
수학 역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4점 문항의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통 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으나 문제 배열은 작년 수능의 출제 기조를 따르지 않았다. 고난도 문항에 해당하는 15번 문항이 작년 수능에서 수학Ⅱ의 미분 단원 문제가 출제됐는데 이번에는 수학Ⅰ의 지수함수·로그함수 단원에서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 작년 수능에서 22번으로 출제된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문제는 이번 학평에서 21번으로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 22번 문항은 수학Ⅱ에서 함수의 연속성과 미분 가능성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하는 문항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선택 과목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각각 8문제로 구성됐다. 선택 과목의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됐고 과목별 난이도 차이도 크지 않았다.
확률과 통계는 작년 수능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됐고 미적분은 작년 수능보다는 약간 쉽게 출제됐다. 출제 범위가 수열의 극한으로 제한돼 고난도 문항으로 출제되는 미분법, 적분법 단원이 출제되지 않아 작년 수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기하 역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출제 범위가 이차곡선으로 한정돼 적은 범위를 깊게 다뤘지만 특별히 어려운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영어는 어려운 어휘·복잡한 지문 다수
영어는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과학이나 언어 관련 지문이 다수 포함됐고 고3 학생들의 첫 시험임을 고려할 때 어휘 수준이 쉽지는 않았다. 또 21번, 23번 등 독해의 시작 부분에 3점 문항들이 배치돼 체감 난이도가 더 높았을 수도 있다.
함의 추론 21번, 주제 추론 23번은 지문 및 선택지의 길이도 길고 철학·과학을 주제로 한 지문으로 답을 찾기 쉽지 않았다. 빈칸 추론 유형은 전반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고, 어법·어휘 문항도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38번 주어진 문장 넣기, 42번 장문에서의 어휘 추론 등은 학생들이 풀기에 다소 까다로웠다.
대체로 문장의 길이가 길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글의 소재도 어려워 쉬어갈 수 있는 문항이 별로 없어서 시간 부족 현상이 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영역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만큼 작년 3월(1등급 비율 7.99%)보다 1등급의 비율은 크게 감소하고, 2023학년도 3월 학평의 1등급 비율(4.44%)과는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시험 운용 원칙 수립하는 나침반
3월 학평을 대하는 가장 잘못된 방식은 "공부해도 소용없나 봐"나 "모의고사니까 그냥 넘어가자"이다. 어느 쪽이든 3월 학평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3월 학평으로부터 무엇이든 배우는 데에 있다.
이번 학평 시험 과정을 시간대별로 다시 적어 보면서 당황했던 순간, 쉬는 시간 활용 등을 검토하고, 다음 모의고사의 시험 운용 원칙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남은 모의고사 동안 시험 시간 집중력을 높이고 허투루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수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각 영역별로 지난 겨울 학습의 중점이 됐던 부분에서 출제된 문항을 가려내 정답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학습 완성도는 물론 자신이 해 왔던 학습 방법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이후 학습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출제 난이도는 전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지만 첫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긴장감 등으로 체감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을 수 있다"며 "시험 과정 복기 및 문항 분석을 통해 이후의 학습 방향이나 목표를 정하고 다음 모의고사에 실천할 시험 운용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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