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청송·의성·영양·영덕 등 5개 시·군 농축산 피해 집중
농기계·비닐하우스·가축 폐사 속출…"생계 잃을 판"
경북 북동부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로 인해 농업이 생계의 중심인 지역 농가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불과 며칠 사이 경북의 5개 시·군에서 농업 기반이 무너지는 수준의 피해가 속출해 농업 중심 지자체들의 붕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31일 경북도와 각 시·군의 피해 잠정 집계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본 안동에서는 비닐하우스와 버섯재배사 216동, 저온 저장고 290동, 농업용 창고 162동, 농막 280동이 전소됐다. 여기에 불타버린 농기계만 2천200대에 이른다. 축사 82동이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소 184마리, 돼지 2만574마리, 닭 17만2천243마리가 폐사했다.
청송에서도 사과 재배지 164.5㏊, 자두 재배지 13.5㏊가 피해를 입었다. 축사 30곳에서는 619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꿀벌 피해도 속출해 양봉 1천262군이 불에 타버렸다. 이는 약 2천만 마리에 달하는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의성에서는 과수원 160㏊, 기타 농작물 55㏊가 불에 탔고, 농기계 100대가 전소됐다. 축사 피해로 한우 13마리와 돼지 3천200마리, 양봉 3천325군이 폐사했다.
영양군은 현재까지 농업시설 55개, 농기계 26대, 농막 3곳, 관정 1곳, 축사 3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고 농작물 피해는 추가 조사 중이다.
동해안을 접한 영덕군은 수산 분야 피해도 컸다. 육상 양식장 2곳에서 물고기 30만 마리가 폐사했고, 수산물 가공업소 3곳과 미역 건조·가공시설도 불에 탔다.
영덕의 농업 피해도 적지 않다. 저온저장고와 건조창고 50동, 버섯재배사 7동, 축사 56동, 축산 설비 51곳이 전소됐으며, 한우 80마리, 산란계 1천500마리, 양봉 3천400군 피해도 신고됐다.
이번 산불은 단순 산림 피해를 넘어 농업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이 농업과 축산업에 종사하는 경북 북동부 지역 특성상 당장 생계 수단을 잃은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 기반 복구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현재 피해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어 복구 방안 마련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한 지역 농민은 "가축도, 농기계도, 비닐하우스도 다 잃었다"며 "당장 내일부터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울먹였다.
경북도는 피해 현황을 정밀 조사해 정부에 긴급 복구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피해 농민들은 "지원도 중요하지만, 당장 복구에 나설 수 있는 인력과 장비,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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