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산에서 발생한 잔불 끄기 위해 15리터 물통 어깨에 메고 잔불 진화작업
30일 오후 2시 경북 영양군 입암 노달리에 위치한 한 야산. 화마가 휩쓸고 간 이 산은 밖에서 본 모습과 달리 속이 새까맣게 불에 타 있었다. 탄내로 가득 차 코를 찔렀고, 눈은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잿가루가 강풍에 휘날렸다.
차량으로 10분 가량 올라가자 그을린 소나무, 다 타버려서 밑둥만 남은 나무, 바짝 말라 버린 나뭇잎 등 괴물산불이 남긴 처참한 풍경이 펼쳐졌다.
정상 부근에 다다르자 잔불 정리를 위핸 나선 50사단 장병과 산불진화대원 등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갈고리, 물펌프 등 각자 맡은 잔불 진화 장비들 들고 그을린 산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 듯 촘촘히 바닥을 살피며 작은 연기를 지워 나갔다.
50사단 관계자는 "오전에 임도 근처에서 확산되고 있는 잔불을 진화했고, 추가적으로 발생한 잔불을 진압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주 금요일부터 계속해서 오전부터 해가 저물때 까지 잔불 정리에 나서고 있고, 확실하게 잔불이 잡힐 때까지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간부 1명에 병사 6명을 한팀으로 묶어서 부상 없이 안전하게 잔불 진화작업을 하고 있으며, 간부와 장병 모두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잔불을 보면 반드시 진화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만난 영양군 관계자는 "15리터 용량의 무거운 물통을 어깨에 지는 것과 잔불 지점까지 길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두 하나가 돼 잔불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성산불이 가장 먼저 번진 안동산불 현장도 많은 인력이 잔불 정리 작업에 집중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소방은 물룬 군 장병, 공무원, 경북안전기동대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잔불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이들은 물지게를 어깨 메고 가파른 산사면을 오가며 잔불을 정리했고, 물이 떨어지면 다시 급수를 해온 차에서 물을 받아 다시 산속으로 들어갔다. 일부는 신속한 잔불 진화가 될 수 있도록 산 중턱까지 대용량 물통을 수시로 전달했다. 산불진화대와 경북안전기동대 등은 갈고리를 양손에 움껴쥐고 잔불 확인을 위해 바닥을 뒤짚고 다녔다.
이곳에서 만난 한 경북안전기동대원은 "작은 먼지가 피어올라도 연기로 보고 확인, 재확인을 해가면서 괴물 산불이 남긴 불씨가 되살나지 않도록 모두가 집중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불이 진화되고도 곳곳에서 잔불 신고 등이 잇따랐다. 하지만 소방방국 등은 헬기와 소방차 등 각종 장비와 많은 인력이 곳곳에 투입돼 피어오른 연기를 잡아나갔다. 예방 차원에 집중 방수도 실시했다.
잔불 정리 활동은 이날을 끝으로 종료되지만 감시체제는 계속 유지된다.
산불진화대 관계자는 "해질 때까지 계속해서 잔불을 정리하고 있지만 바람이 쎄게 불면서 잔불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잔불이 다른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감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도도 잔불 정리를 마치고 뒷불 감시체제 및 이재민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남권 대규모 산불과 관련해 뒷불 감시 형태로 전환하겠다"며 "오늘 중으로 잔불이 끝날 것 같고, 저녁이 지나면 뒷불을 감시하는 형태로 전환된다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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