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확산 제조기업 전망 '부정적'

입력 2025-03-24 16:30:00

대한상의 기업경지전망지수 조사…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업종 하락
대구 산업계 전망치 16개 분기 연속 기준치 하회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제조 기업들의 올 2분기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제조업체 2천113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100)보다 낮은 79로 집계됐다. BSI 지수는 2021년 4분기(91)부터 15분기 연속 100 이하를 기록 중이다.

전 업종에서 2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넘지 못했고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철강과 자동차 등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업종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철강(59)의 경우 전방산업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누적된 상황에서 관세 인상, 저가덤핑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수가 2분기 연속 60 이하를 기록했다. 자동차(74)도 미국·유럽연합(EU) 중심 무역장벽 강화,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여건이 악화하며 체감경기가 침체된 흐름을 보였다.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87) 업종도 트럼프 집권 이후 대중국 수출통제가 강화되고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지속되며 전망이 악화됐다.

이에 반해 화장품(97)과 의료정밀(100) 업종은 대중 수출 회복 전망 등으로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대구지역 산업계 전망치도 16개 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대구상의 조사 결과 2분기 제조업 BSI는 66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건설업 BSI는 54로 나타났다. 관세 정책 영향으로 섬유·의류(32), 차부품(74) 등 주력 업종의 경기 전망이 악화됐다.

올해 경영 목표를 묻는 문항에 대구 기업 44.7%는 전년 대비 하향 조정했다고 답했다. 또 투자액과 수주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지역 기업은 각각 44.8%, 52.4%로 집계됐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내수 부진 장기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2분기 경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출 제조기업은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글로벌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