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여중생 집단 성폭행…"중1인데 성병에 트라우마까지"

입력 2025-03-23 07:42:50

가출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을 도와주겠다며 불러내 성폭행한 남성들. JTBC
가출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을 도와주겠다며 불러내 성폭행한 남성들. JTBC '사건반장'

가출한 여중생들을 재워주겠다며 유인한 뒤 협박해 집단 성폭행한 성인 남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1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해 9월쯤 친구 3명과 가출했다가 일명 '헬퍼'라는 남성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 A씨의 제보를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가해 남성들은 오픈 채팅을 통해 학생들에게 접근해 숙식을 제공해 주겠다며 주거지로 유인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진까지 공유하며 학생들을 안심시켰다.

학생들은 도와주겠다는 남성들을 믿고 따라갔지만, 이들은 당장 갈 곳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의 약점을 이용했다. 남성들은 학생들을 모텔 등지로 데려가 "쫓겨나기 싫으면 옷을 벗으라"고 협박하고,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모두 성인 남성으로 여중생 총 4명을 데려갔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양손을 결박해 성관계를 하면서 이를 촬영까지 했다.

A씨는 당시 딸이 "친구 집에서 자고 올게"라고 말한 뒤 이틀간 집에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해외 근무를 간 적도 있고 여러 가지 개인 사정으로 아이와 오래 떨어져 있을 때도 있어서 사춘기가 온 딸아이가 아빠랑 있는 걸 불편해했던 것 같다"며 "딸이 그전에도 두 번 정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적이 있긴 했는데 이틀 연속으로 안 돌아온 적은 없어 바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제 딸은 9~10명에게 당했고, 친구 중에서는 15~16명에게 당한 아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종 신고된 피해 여중생들은 두 달 만에 모두 부모님 품으로 돌아갔지만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A 씨는 피해 여학생들이 모두 산부인과에서 성관계로 인한 성병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하며 "딸은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는 환청과 불면에 시달려 약을 먹고 있고, 나와 함께 자살예방센터에서도 상담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해자들의 신원은 다 특정된 상태로,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돼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부모들은 "사건 발생 3~4개월이 지났지만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가해자들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