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배드민턴연맹 "안세영, 부상 투혼 빛난 경기"

입력 2025-03-17 13:58:46 수정 2025-03-17 18:26:35

무릎 부상·감기 극복 전영오픈 우승에 찬사 쏟아내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 조도 우승…13년 만의 쾌거

전영오픈에 우승한 안세영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영오픈에 우승한 안세영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전영오픈에서 허벅지 부상과 독감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한 안세영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전영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세트 스코어 2 대1(13대 21 21대 18 21대 18)로 물리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안세영은 2023년 이후 2년 만에 전영 오픈 우승을 이뤘다. 안세영은 당시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을 제패했는데, 지난해는 4강전에서 지면서 아쉽게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특히 이번 우승이 부상을 이겨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졌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은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4강전에서 이겼지만 오른쪽 허벅지 통증이 발생했다. 이런 탓에 이날 결승에 안세영은 테이핑을 한 채 경기를 펼쳤고, 부상 여파로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근성을 보이며 왕즈이에게 2, 3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거머줬다.

결승전의 백미는 2세트 접전 상황이었다. 안세영은 6 대 6에서 왕즈이와 무려 79차례의 랠리를 이어간 끝에 리드를 잡았고, 결국 2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BWF는 경기 후 "안세영은 최고의 컨디션이 결코 아니었고, 통증에 몸을 굽히고 무릎을 움켜쥐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면서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끈질기게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95분 동안 펼쳐진 마라톤 랠리와 날카로운 공격 및 수비는 관객들의 숨을 헐떡이게 만들었다"면서 "왕즈이의 실수가 있었고, 안세영은 다시 한번 꺾기가 매우 어려운 선수임을 입증했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독감까지 극복해냈다. BWF는 "경기 후 안세영은 독감에 걸렸다고 밝혔다. 때문에 평소 움직임과 컨디션 유지에 방해가 됐다"며 "95분 뒤 안세영은 '나는 전영 오픈의 여왕이다' 선언했다"고 전했다.

왕즈이 또한 패배를 인정했다. 왕즈이는 "오늘 둘 다 높은 수준에서 포기하지 않고 경기했는데 차이점은 디테일에 있었다"면서 "내 플레이에 만족하지만 반성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안세영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복식의 서승재와 김원호도 전영오픈 우승을 달성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같은 날 남자 복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레오 롤리 카르나도-바가스 마울라나 조를 2대 0(21대 19 21대 19)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한국이 전영오픈 남자복식에서 우승한 건 2012년 이용대와 정재성 이후 1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