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청년 백수' 120만명 시대…구직 포기한 30대도 31만명

입력 2025-03-16 14:52:20 수정 2025-03-16 19:02:37

15~29세 '쉬었음' 50만명 '역대 최고'…실업자 27만명·취업준비자 43만명
30대 '쉬었음' 31만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천명↑… 6개월 연속 최대 기록 경신

지난달 취업자가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취업자가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17만9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만6천명 증가했다. 사진은 12일 서울서부고용센터에 게시된 채용박람회 포스터. 연합뉴스

국내 '청년 백수'가 지난달 12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그냥 쉬는' 청년을 모두 합한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30대마저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달 31만명대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점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5~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26만4천명)보다 5천명(2.0%) 늘어난 수치다. 2월 기준 청년 실업자 수는 2021년 41만6천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26만4천명까지 3년 연속 줄었으나 올해 4년 만에 다시 증가했다.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420만9천명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만5천명 늘었다. 이 가운데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50만4천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자'도 43만4천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자(26만9천명) ▷쉬었음(50만4천명) ▷취업준비자(43만4천명) 등을 모두 더하면 120만7천명에 이른다. 지난해 2월(113만4천명)과 비교하면 1년 새 7만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내수 부진 장기화와 제조·건설업 등 주력 산업 침체, 기업의 경력직·중고 신입 선호 현상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심지어 청년이 일자리를 어렵게 구해도 '단기직'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중 조사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사람은 93만6천명이었다. 같은 달 청년 취업자 수가 355만7천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취업자 4명 중 1명(26.3%)은 주 5일 출근하는 전일제 근로자가 아닌 단기 근로자인 셈이다.

청년층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도 지난달 12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2천명가량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1년(15만2천명) 이후 2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통계청의 조사에서 '현재 하는 일의 시간을 늘리고 싶다', '현재 하는 일 이외의 다른 일도 하고 싶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는 일(직장)로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경우다.

여기에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마저 1년 전 같은 달보다 1만4천명 늘어난 31만6천명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 최대치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월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나타내며 6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 기간 매달 약 1만~5만명씩 늘었다.

30대 '쉬었음' 인구에는 한 번 이상 퇴직하고서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대와 달리 기업의 경력직 채용 기조보다는 일자리 미스매치나 양질의 일자리 부족 탓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