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몰려온 尹지지자들, '탄핵 반대' 밤샘 시위

입력 2025-03-16 10:43:41 수정 2025-03-16 11:56:23

밤 10시 넘어도 헌재 앞은 탄핵반대 목소리 이어져
가족·연인은 물론 상경한 대학생들도 눈에 띄어
농성장 천막 설치 두고 구청·경찰과 갈등도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있었다. 박성현 기자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있었다. 박성현 기자

헌법재판소가 이달 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전국에서 몰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헌재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주장하는 이들은 선고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15일 밤 10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있었다. 이들은 한 손에 빨간 경광봉을, 다른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탄핵기각", "탄핵각하", "탄핵무효"를 번갈아 가며 외쳤다.

현장에는 유튜버, 보수단체 관계자들뿐 아니라 가족, 연인과 함께 나온 이들도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아내와 함께 있던 이희석(51) 씨는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매일 오후 6시쯤 나와 자리를 지키다 새벽 4시쯤 집으로 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복귀를 위해 온 가족의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헌재 정문 기준 우측 인도 약 25m 구간에는 단식, 철야 농성에 나서는 이들로 북적였다. 쌀쌀한 날씨 탓에 이들은 두꺼운 점퍼와 담요, 핫팩 등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5~60대로 보이는 장년층이 대부분이었지만 군데군데 '과잠'(학과점퍼)을 입은 대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대구를 오가며 헌재 앞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경북대 농업토목공학과 재학생 고수현 씨. 박성현 기자
서울·대구를 오가며 헌재 앞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경북대 농업토목공학과 재학생 고수현 씨. 박성현 기자

경북대 농업토목공학과 재학생 고수현 씨는 서울·대구를 오가며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수업이 마치면 곧바로 서울로 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야외에서 농성을 하다 보니 크고 작은 다툼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를 중재하는 것이 대학생들의 역할"이라며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비용적인 부담보다 나라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강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1일부터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송언석(김천)·조지연(경산)·신동욱·유용원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16일 오후 2시까지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지난 15일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 좌측에서부터 유용원·조지연·송언석·신동욱 의원. 박성현 기자
지난 15일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 좌측에서부터 유용원·조지연·송언석·신동욱 의원. 박성현 기자

이날 오후 11시쯤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자 농성장 일대에서는 천막 설치를 두고 소란이 일기도 했다. 단식, 철야 농성을 하던 이들이 비를 잠시 피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자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 관계자들이 "헌재 앞은 원래 집회가 안 되는 곳이다. 천막을 설치할 수 없다"고 제지했기 때문이다. 조지연·신동욱 의원이 직접 나서 "비만 피한 뒤 곧바로 철수하겠다"고 했으나 구청·경찰의 입장은 완강했다.

의원들의 설득 끝에 오후 11시 30분쯤부터 농성장에는 천막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철야 농성을 하고 있던 한 최모 씨는 "만약에 국회의원이 없었다면 천막을 치지 못하고 비를 쫄딱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의 설득 끝에 오후 11시 30분쯤부터 농성장에 천막이 설치되고 있다. 박성현 기자
의원들의 설득 끝에 오후 11시 30분쯤부터 농성장에 천막이 설치되고 있다. 박성현 기자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있었다. 박성현 기자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있었다.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