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브레이커' 사교육비…지난해 29조 넘어 역대 최고, 영유아까지 과열

입력 2025-03-13 16:14:34 수정 2025-03-13 16:36:49

대구 1인당 사교육비 47만원·경북은 35만원
유아 사교육비도 최초 공개…월평균 30만원

우리나라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가 월평균 3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우리나라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가 월평균 3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영어유치원'(영어학원 유치부)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비용은 154만5천원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영어유치원. 연합뉴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9조 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물론 참여율, 참여 시간도 모두 늘었다.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도 월평균 30만 원을 훌쩍 넘었다.

◆학생 8만명 줄었는데 사교육비 2조 늘어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 약 3천 개 학교 학생 약 7만4천 명을 대상으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작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2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1천억 원(7.7%) 증가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1만 명에서 513만 명으로 8만 명(1.5%) 줄었는데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 23조4천억 원 ▷2022년 26조 원 ▷2023년 27조1천억 원에 이어 4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13조2천억 원, 중학교 7조8천억 원, 고등학교 8조1천억 원으로 초등학교가 가장 높았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3% 증가한 47만4천 원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는 44만2천원(11.1%↑), 중학교는 49만 원(9.0%↑), 고등학교 52만 원(5.8%↑)으로, 모든 학교급에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늘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67만6천 원으로 전체 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는 20만5천 원으로 최저였다. 이는 '800만 원 이상' 가구보다 3.3배 낮은 수치다.

시도별로 보면 전체 학생 기준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7만3천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전남(32만 원)과 2.1배 차다. 대구와 경북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각각 47만8천 원, 35만6천 원이었다. 대구는 서울, 경기,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았다.

◆유아 절반이 사교육…'영유' 월평균 154만원

교육부는 이날 최초로 지난해 유아 사교육비 현황도 공개했다. 교육부가 통계청에 의뢰해 조사한 것으로, 조사 대상은 6세 미만 영유아 1만3천241명이다.

조사 기간은 작년 7~9월 3개월이고, 어린이집 특별활동·유치원 특성화 프로그램·EBS 교재비·어학 연수비 등은 조사 항목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은 절반에 가까운 47.6%로 집계됐다. 2세 이하 24.6%, 3세 50.3%, 5세 81.2%로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유형별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기관재원(어린이집·유치원) 유아가 50.3%, 가정양육 유아는 37.7%였다.

유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천 원이었다. 과목별로 보면 국어·영어·수학을 포함한 일반 과목 및 논술 과목이 34만 원이었다. 영어가 41만4천원으로 가장 높아 평균액을 끌어올렸다. 이어 사회·과학 7만9천 원, 논술·독서교실·글쓰기·독서토론 7만5천 원 순이었다. 예체능 및 기타 과목은 17만2천 원이었다.

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비용은 154만5천 원이었다.

유아 역시 소득 규모에 따라 사교육 비용과 참여율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구는 매달 32만2천 원을 지출해 소득 300만 원 미만인 가구(4만8천 원)의 6.7배에 달했다.

800만 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62.4%, 300만 원 미만 가구는 29.5%였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전국의 유아 172만1천명의 사교육비 총액은 약 8천154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번 시험조사 결과는 '국가 미승인 통계'여서 자료 이용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교육부는 당부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에 대한 심층 연구를 거쳐 내년에는 국가 승인 통계를 활용한 영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대책에는 늘봄학교 확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활용,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통한 수업 혁신, 사교육 부담 없는 학교 운영 등이 포함됐다.